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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문화/여행 2007/11/23 02:13 by 알밥


필리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틀간 업무상담을 마치고, 여름휴가 겸 하여 보라카이 해변에서 놀다 왔습니다.
여기에서 바다스포츠를 도와 주던 18살 소년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에피소드 1
 
보라카이에서 만난 소년의 이름은 또또입니다. 길고 외우기 어려운 이름이 있는 데, 애칭으로 또또라고 한답니다.
보라카이 첫 날 스노클링을 할 때, 바다 밑에서 사진을 찍어주던 소년입니다.
늘 웃음을 짓고, 열심히 도와 주어서 귀엽고 기특하기도 하고 또 내가 혼자여서 심심하기도 하여
점심초대를 했습니다. 멀리 있는 아들 생각도 나고 ...
 
그 이튿날도 Paraw라는 작은 범선을 타고 석양이 지는 바다를 구경하러 나가게 되었는 데, 또또가
있었습니다.
내가 물었습니다.
나)너 학교는 안 다니니?
걔)고등학교를 1년 다니다가 학비가 없어서 못가고 대신 이렇게 돈을 벌고 있어요.
나)한달에 얼마쯤 버니?
걔)대략 3000 페소 벌어요. *참고로 3000페소는 약 6만원쯤 됩니다.
나)그럼 학교는 안 다닐 거니?
걔)아뇨...나중에 돈 좀 더 벌면 다니고 싶어요. 그런데...아마도 못 다닐 것 같아요.
 
마음이 착잡해 지더군요.
 
에피소드 2
 
이틀밤을 마닐라 중심가에 있는 호텔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호텔 근처를 지나가는 데, 삐끼가 오더군요. Money changing??
마침, 환전이 필요했기에 따라 갔습니다.
환율도 호텔이나 공항보다는 달러당 47페소를 준다고 하더군요. 이 정도면 좋은 환율이라 싶어서
1000불을 환전했습니다.
환전상이 세어주는 것을 보고, 내가 다시 세어 봤고 틀립없었습니다.
바로 호텔에 들어와서, 돈을 지갑에 넣으려고 보니 돈뭉치가 빈약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세어 봤더니...ㅎㅎㅎ 돈이 많이 모자라더군요. 500페소권이니 94장이 있어야 하는데
47장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납득이 안 되더군요.
그 자리에서 분명히 세어 봤고, 받은 즉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쥐고 왔는데...돈이 모자라지 뭡니까?
아무래도 trick에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호텔 직원(guard)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환전가게를 기억하느냐고 묻더니 함께 가자고 하더군요.
가드와 함께 내가 다가가자, 그 삐끼가 가게 옆문으로 안내하더군요.
둘이서 따갈로그어로 한 5분 얘기하다가 함께 환전가게로 갔습니다.
거기서 모자라는 돈을 다 돌려 받았습니다. 환전상은 도리어 제게 화를 내더군요.ㅎㅎㅎ
 
호텔 직원에게 감사표시로 1000페소를 줬습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싼 물가와 좋은 경치로 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만 했었는 데 이번 방문에는 필리핀이 싫어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와 상담을 하러 오는 필리핀 사람들은 벤츠, 혹은 최소한 렉서스를 타고 오고,
자기 집이 크고 별장이 어디 있으니 다음에 꼭 머물러 달라며 자랑을 합니다.
좀 가진 필리핀인들의 특징은 중국계 아니면 스페인혼혈입니다. 또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내가 아로요 대통령과 친하다'는 등의 권력핵심과 가까우니 자기와 사업을 하면 틀림없다고 하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대통령과 이런 저런 인연으로 직접 연락을 할 수 있고, 시장이나 의원, 또는 자문단 (Board Member)등에 선출된 경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필리핀은 아시다시피 60년대 말까지는 한국보다 더 잘 살았던 나라입니다.
1988년 처음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와 약 20년이 흐른 지금의 필리핀은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런 느낌입니다.
여전히 거리에는 동냥하는 아이들과 삐끼하는 어른들이 수두룩합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거지와 삐끼가 더 달라붙는다는 겁니다.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리잘'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닐라 중심가에 리잘공원이 있는 데, 이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죠.
리잘은 스페인 정복자와 필리핀 원주민 사이에 태어난 메스티조 혼혈입니다.
리잘은 장성해서 자신과 같은 혼혈인들이 스페인인 아버지의 핏줄을 받았는데, 식민지인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을 시정해 달라고 스페인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즉, 스페인 혼혈 필리피노는 스페인인과 동일한 대우를 요구했던 것이죠. 그러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에 분개한 리잘은 돌아와서 스페인을 배척하는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즉, 필리핀 민초의 입장에서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스페인계 혼혈을 위한 독립운동을 한 셈입니다.
이런 전통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잘 몰라도, 지금 필리핀내 정치.경제적 기득권자들은 빈부개선에는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다 같이 잘 사는 것보다는 못 사는 네가 있어야 내가 계속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 이 이야기는 한국교민에게서 공통적으로 듣는 말입니다)
 
필리핀은 자원도 많은 나라고 인구도 1억 가까운 동남아  자원 대국 중 하나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자유롭게 하는 점도 사실 부러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일부분이라도 발현되었다면 이 나라가 이 정도로 비참할 까 하는 생각이
자꾸 나더군요.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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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을 더 저렴하게 여행하는 방법, 필리핀의 초저가 항공사들 이용하기 701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 필리핀에는, 매혹적인 여행지가 많은데요. 사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유학..

    2007/1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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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긍정의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축 아자씨건.. 섶-국제방에 남오세티아 방문기(짤방있슴)도 있삼..

    2007/11/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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