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낚시 갔다가 만난 특별 이벤트, 복어 이야기입니다. 앞글에 이어서 2편이 되겠습니다.
1부 : 갈치를 잡아라.
3부 : 복어의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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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냥 갈치 입질이었다. 초릿대 끝을 톡~ 치는 가벼운 입질, 전형적인 갈치 입질이었고, 목포 내만에 이 시즌에 갈치 말고 뭘 기대할까 싶었던 심정에 다른 넘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거기다가 갈치회 썰어 먹으면서 나눈 대화가, 어차피 갈치 떼가 몰려오긴 틀린거 같고, 일행에서 벗어난 이단아 갈치, 질풍노도의 갈치, 갈치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자아를 찾아 헤매이는 갈치 뭐 이런넘들이 와서 물어줘야 한다는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으니 뭔 생각이 있으랴.
낚시대를 슬그머니 숚여서 미끼를 좀더 자유롭게 만들어 줬다. 그랬더니 연이은 톡톡~ 하는 입질, 타이밍을 잡아서 날카로운 스냅으로 챔질을 했더니 뭔가 묵직하게 물고 늘어진다 싶었다.
그것도 잠시 낚시대가 휑~ 해지더니 줄이 느슨한게 심지어 추 무게도 안 느껴지는 것이었다. 어슴푸레한 새벽에 집어등 불빛에 비쳐서 겨우 보이던 낚시대 끝에 달린 줄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수직으로 내려가 있어야 할 낚시줄이 갑자기 배멀리로 달아나 버린 까닭이었다.
놀라서 대를 세우고 장력을 유지하려 하는데, 저 멀리 흐린 물 속에 뭔가 희끄무레 한 넘이 맹렬하게 치고 달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속도에 놀라, 처음에는 길잃은 농어가 물린 줄 알았다. 그래도 대의 탄성을 이용해서 제압한 후, 끌어들이는데, 이쪽 저쪽으로 맹렬히 달아나는 그넘의 모습은 뭔가 칼라풀했다.
나만 놀란게 아니었다. 일행들도 놀랬지만, 배에 있던 가이드가 더 놀랐나 보다. 뛰어와서는 "뜰채 없는데~ 뜰채 없는데~" 그러는게 아닌가? 말로만 그러지 말고 뜰채 비슷한 거라도 좀 만들어 올 일이지~ 싶었다. 하지만 발 아래로 끌어온 그 넘은 그리 큰 사이즈는 아니었다.
미쳐부러~ 복이네~ 하는 소리가 들렸다. 복이야 복 맞지~ 굴러들어온 복 아닌가 말이다. 근데 복이라는 얘기는 바로 그 물고기가 "복어"라는 얘기였던 것이다.
저거 들어뽕(뜰채를 쓰지 않고, 그냥 낚시줄과 대의 힘으로 들어 올리는 것)하면 주둥이 찢어 질까요? 그랬더니 옆에서, 복어는 가죽이 질겨서 주둥이는 안 찢어져~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에라 모르겠다 로드를 잡고 박자를 맞춰서 냅다 들어 올려 뱃전에 내려 놓았다. 정체는, 검은 등에 샛노란 줄무늬, 하얀 배를 자랑하고, 금색도 찬란한 지느러미들을 흔들고 있는 복어였다.
바늘은 어디에 걸렸을까? 주둥이 가장자리에 바늘이 살을 뚫고 박히지도 못하고 아주 간당간당하게 걸려 있는 형국이었다. 상상외로 복어의 가죽은 두껍고 질겼다. 역시 다년간 다져온 노련한 로드운용 실력이 이런 행운을 붙잡을 수 있게 만들어 준 거라고 잘난척 한번 해 보자.
이게 무슨 복이래? 하는 나의 질문에, 가이드는..
워매~ 이거 금복이네 금복~ 오지게 비싼 금복~
순간 전광석화 같이 돌아가는 잔머리의 대가인 나도 이넘의 걸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가 싶어서 난감해졌다.
일단 올렸으니 사진부터 한장 박고~
나름 큼직한 넘인데 무늬가 참 예쁘다. 일단 이거 살려보도록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넘이라자나~~
이 때부터 가이드의 호들갑이 시작되었다. 참 사람좋고 순박한 가이드였는데, 갈치회도 잘 썰어주고 해서 자세하게 물어 봤다.
금복이라뇨? 그게 그렇게 좋은거에요? 라는 나의 질문에, 횟집에서 파는 참복보다 훨씬 좋은게 금복이고 이게 황복보다도 더 좋은건데, 한마리에 삼십은 기본이라고 하는 것이다.
에헤라 디여~
하여간 좋은거 잡았다는데 나쁠게 뭐 있나 말이다. 근데 이걸 팔아야 되는겨, 먹어야 되는겨, 먹는 것도 좋지만 이거 그래도 복어인데 잘못 건딜면 그냥 가는건데, 이걸 먹으면 또 어떻게 먹어야 되는겨,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그러니까, 하여간에 갈치는 드럽게 안잡히더니 갑자기 비싼 고급 복어가 한마리 큼직하게 걸렸다 이거쥐~ 히히히~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옆에 같이간 동료들은 일제히 갈굼을 시작한다. 저 인간 저거 십년간은 잘난척 할겨~ 부터 시작해서, 바다낚시는 낚은 넘 것이 아니라 낚시대 주인 거라는 둥, 어복이 눈이 멀었나 왜 저런 넘한테 걸리냐는둥~ 온갖 조롱과 비방과 멸시가 쏟아졌다. 그 와중에 마눌님까지 배신을 때리고, 내 어복을 가지고 잡은거니까 복어주인은 자기라고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세상 인심 참 많이 나빠졌다. 아무래도 평소에 내가 사회생활 참 잘못한 거 같다. ㅎㅎㅎ
가이드는 한쪽에서 자기가 흑산도 출신인데, 이런 근해에서 이런 낚시대로 금복 잡는거 첨 봤다고 계속 얘기하더니 급기야는 십만원 줄테니 넘기는 걸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거 십만원 받자고 이런 좋은 물고기를 남 주기는 뭔가 싫었다. 하여간 목포 앞바다 갈치배에서 이런게 잡히는 것은 진짜 신기한 일인 것만은 틀림없다 싶어서 기분은 좋고, 어쨌거나 고마와서 광고 멘트 한판 쌔려주자면.. 목포 VIP낚시 소속 갈치배였다는 것만 밝혀둔다.
모든 말들은 다 부러워서 하는 소리로 내 맘대로 규정해 버리고 머리를 굴린 결과, 동료중에서도 특별히 제일 갈구던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일단 배에서 내린 후에도 살리는건 무리고, 얼음에 잘 재워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놓고 바로 사우나 가서 한잠씩 자고 나와서, 잘하는 복어 전문집을 찾아가서 손질해 달래서 먹어 치우자!! 그거 좋다. 팔자에 없는 자연산 복 사시미도 먹어 보는가 싶어서 기분이 절로 헬렐레 해졌다.
결국 그 이후에 갈치 한두마리 더 잡고, 날은 밝았다. 여섯시 좀 못되어서 짐 챙겨서 배에서 내린 우리는 바로 근처에 있는 영빈관 보석 찜질 사우나로 발길을 향했다.
나이가 사십이 넘다보니 (갓 사십된 넘이 이런 소리 하니까 군대에서 물병장 시절에 병장이라고 거들먹거리다가 두들겨 맞을 때 생각이 나기도 한다. ) 날밤을 까는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삼사일씩 밤새고 공부하던 시절, 그래 나 공부 잘했다. 꼽냐? 그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하룻밤 새우니까 삭신이 노곤하다.
일단 샤워부터 한판 때리고 찜질방 가서 적절한 온도를 찾아 자리를 잡고 그냥 잠에 빠졌다. 깨어보니까 아홉시..
가마니 같은거 깔아 놓은 찜질방 바닥에 등이 배겨서 온몸이 다 뻐근하다. 천원짜리 한장 넣고 안마 의자에 앉아 본다. 종아리를 꼬집고 비틀고 등을 두들기다가 문지르다가, 이런거 평소에 한번도 안해봤는데 거의 무슨 고문 당하는 기분이다.
나만 당할 수 있나, 신기한듯이 쳐다보던 동료들에게 해맑은 웃음을 선사하면서 야~ 이거 진짜 좋다~ 아주 시원해~ 온몸이 다 풀리네~ 하고 구라를 쳐 본다.
결국 네명이 다 했다. 내려오더니 다들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나를 원망섞인 눈초리로 째려본다. 다 그렇게 아픈게 좋은겨~~ 하면서 넘어간다.
그나마 두어시간 자고, 뜨거운 물에 푹 잠겼다 나오니 몸이 좀 풀린다. 이제 남은 일은 생판 모르는 도시인 목포에서 잘한다는 복어집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일단 줏어 들은대로 항동 쪽으로 가보자.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발견한 복 전문집에 들어가서 물어 봤더니 복 요리사가 명절쇠러 가버렸다고 한다. 제길슨...
그 다음에 들린 집에서는 아저씨는 우리를 잡고 싶은 눈치인데 아줌마가 싫다고 한다. 또 다음집에서는..
그렇게 헤매이다가 사거리에 걸린 커다란 펄럭천에 새로 개업한 복 전문집 광고가 보인다. 바로 전화 때려서 물어보니 목포역 앞 오거리 근처에 있는 복집인데 해 주겠다고 가져 오란다.
결과적으로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고 아주 맘에 들었기에 광고 한판 먼저 때려준다.
목포역 오거리 신한은행 방향에 있는 유승(복)전문집, 진짜 좋으니까 기회 있으면 한번씩 꼭 들려 보시라. 안산서 오래 영업하다가 아마도 고향에 내려오신 듯한 사장님도 좋고 일하는 아주머니들도 참 좋았고, 깨끗하고 아담한 가게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도 참으로 깔끔한 음식이 좋았다.
어렵게 어렵게 찾아가서 아이스박스를 열어 복을 꺼내 놓았다.
우리가 가져간 복은 바로 이런 신세..
바로 손질이 되기 시작해서 이런 과정을 거친다.
가죽은 이렇다.
여기서 알게 된것은 금복이라는 것은 없고, 검복이라는 게 있는데 고급은 맞지만 이게 검복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게 벽에는 복어의 종류와 그 모양이 그려진 포스터도 있다. 우리가 잡은 문제의 복어는, 그 알록달록하고 예쁜 생김새, 황금색 지느러미등 전형적인 "까치복"이었다.
식당에서 들은 얘기와 집에와서 검색한 결과를 정리해 보자면...
복중의 최고는 검복과 황복이다. 황복은 조금 더 특이한 놈이고, 검복, 검자주복, 자주복, 까치복, 밀복 등을 총칭해서 흔히 참복이라고 하는 것이다. 복 전문집에서 주로 취급하는 참복이라는 넘은 자주복으로 양식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자주복이 까치복보다 조금 고급인데, 자주복은 양식하고 까치복은 자연산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목포등 현지에서는 자연산 까치복을 좀더 높이 치고 호사가들은 까치복을 더 즐기지만, 공급되는 물량이 지극히 한정적이라서 가격이 매우 높다고 한다.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삼십만원까지는 아니고 십만원은 넘어야 되는 모양이다.
검복은 흔히 구경하기 힘든 것이며, 채색은 검은색 계통이고 자주복 처럼 검은 무늬가 있다고 한다. 검자주복은 자주복과 검복의 중간쯤.. 그리고 자주복이 제일 흔한데, 양식이 된다 해도 비싼 것이며, 원래는 자주복이 아니라 자지복이라 한다. 하지만 그 이름이 하도 민망해서 그냥 어느 순간부터 다들 자주복으로 바꿔 부르는 바람에 이름이 자주복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유승복집에서 기본적인 코스메뉴를 선택했다. 결국 우리가 잡아간 까치복 요리에 더해서 그 집의 기본 메뉴를 맛보는 걸로 협상은 마무리 되었다.
서울서 내려온 손님들이 자연산 복어를 잡아 오는 경우는 지극히 드문 것이라서 그랬는지 서비스도 좋았고, 더우기 우리가 당일 첫 손님이라서 그랬는지 복 손질하는 과정까지 모두 주방에서 촬영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다음편에는 우리가 맛본 복어에 대한 얘기를 해 보도록 하자.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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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원저자의 동의하에, 별도로 편집,게재된 글입니다. 불법적인 펌글이나 스크랩이 절대 아님을 밝히는 바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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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있다는 복어 먹구도 멀쩡 한 거 보니... 물대장이 참 독한 사람이군효. 하긴... 저를 찌질넷 에서 내 치는 거 보면... 흑흑...
2007/12/05 02:03복어 독으로 암도 고친데요~
2007/12/05 02:04그럼... 그게 바루 노통이 맞았었다는 보톡스 군효... 노통이 암 걸렸었나효?
2007/12/05 02:16-지대로 된 깽판이닷-
목포 유승복집입니다. 손님께서 잡으신 복어(까치복)을 박제해 놓았습니다.
2008/01/16 23:24연락처는 061)245-2488입니다.080-000-2488입니다.
반갑습니다.
2008/01/23 00:15기회가 닿으면 한번 더 가서 제가 잡은 복이 박제가 되어 있는 모습을 구경해야 겠네요.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이 오시고 나서 사업이 날로 번창합니다.
2008/04/25 18:41기회가 되시면 가까이 모시고 싶습니다.
건강한 TV세상에도 출연하였고 어떻게 감사 인사을 해야할지
쭈꾸미 뽂음도 새로 개발하였답니다.
감사,감사 드립니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ㅎㅎㅎ
2008/04/25 22:04사업이 번창하신다니 저도 기쁘군요. 옆에서 집사람도 축하드린다고 합니다.
요즘에야 좀 그렇고, 여름 지나면서 목포에 한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서 꼭 들러서 복어회 한접시 또 먹어 봐야죠. 박제도 구경하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계속 번창하세요~~
와~ 옆에서 봐도 기분 좋은 일이군요.
2008/04/25 23:58저도 목포가면 꼭 가보겠습니다^^
옆에 있어 행복한 이와 같이 와 더불어 정을 나누십시요
2008/05/14 19:59항상 곁에 있어 행복한 이
복많이 받으십시요
감사합니다.061-245-2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