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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 대한 추억..

음식 2007/12/06 14:55 by 알밥






한 남성이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내린 역 귀퉁이에는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붕어빵을 팔고 있는 노부부가 보였다. 그 남성은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들고는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붕어빵 천원어치를 사 들고는 집으로 걸어 갔다.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어릴 적 붕어빵에 대한 추억을 떠 올린다.

그가 4살 때 부친의 사업 실패로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구로 이사를 왔다. 2남 4녀의 가족들은 친척집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막내인 그만 부모님과 함께 대구로 왔었다. 처음 자본 여인숙에서 4살인 그는 혼자 구슬치기를 하고 놀았었다. 아무런 친구도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렇게 혼자만 놀았었다. 그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당시 두 명의 누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 수가 있었고, 거의 성년이 된 나머지 자녀들은 홀로서기를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의 부친은 그 당시 일본 동경에서 대학을 나온 인텔리였다. 지금의 미국 유학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할머니는 그의 부친에게 대단한 정성과 노력을 다 했던 것이다. 그의 부친은 사업 실패후 일명 노가다 생활을 했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노가다 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의 부친은 사람들을 잘 믿었다. 그래서 사업은 잘 되어도 항상 실패를 보곤 했던 것이다. 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었다. 당시 라디오는 귀한 재산처럼 여겨질 때 였다. 아마도 그에게는 대단히 귀한 재산이었다. 평일 오후 5시가 되면 어김없이 라디오에선 “마루치 아라치“가 방송이 되었다. 그는 이 ”마루치 아라치“란 방송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다.

갑자기 집으로 빚쟁이들이 몰려 왔다. 잘 알지도 못하는 건축업에 손을 대다가 또 어떤 사람에게 당한 것이었다. 그 들은 뒤져 봐야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집을 속속들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곤로와 그가 그토록 아끼든 라디오를 가지고 갔다. 그가 라디오를 부여잡고 울었지만 빚쟁이들은 단호하게 그를 밀치고 나가 버렸다. 당시 그의 어머니 눈에서는 소리없는 눈물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즈음 일명 방천이라 불리던 달동네에서 살았다. 그의 가족들이 세 들어 살았던 집은 병을 수집하는 집이었다. 그는 동네 아이들과 병에 남은 콜라를 부어 마시고 놀았다. 그의 점심은 항상 붕어빵이었다. 식구들은 신문지 등 종이를 접어 봉투로 만든 다음 붕어빵과 바꾸어 먹었다. 그의 두 누나들도 점심은 항상 붕어빵이었다. 아마도 그 누나들은 몰래 점심을 혼자 먹었을 것이다.

어느 날 이었다. 그는 그 날도 옥상에서 수집한 병에 남은 콜라를 애들과 함께 나누어 먹고 있었다. 저 멀리 어느 남자가 담배꽁초를 주워 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로 그의 부친이었다. 애들의 놀림을 뒤로 하고 그는 속으로 다짐을 했었다. “내가 어른이 되면 담배포를 할거야. 그래서 아버지가 담배를 아무 때나 필 수 있도록 할거야”라고.. 하지만 나중에 그의 다짐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가 중학교에 올라갈 때 즈음 가세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부친의 남다른 성실감 때문이었다. 부친은 어려운 가정에서도 아이들을 전부 대학까지 보내었다. 그는 대학을 나와 직장을 잡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었고, 지금은 직장을 그만 두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그의 형은 모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그의 모친은 항상 친구들에게 형제 자랑에 여념이 없다. 또한 그의 누나들도 나름대로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룬,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미고 있다.

그러나 그의 부친은 현재 이 세상에 안 계시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는 산소에 갈 때 꼭 담배를 한 갑 사가지고 간다. 그리곤 무덤가에 두고 온다. 그는 몇 십 년 만에 처음 산 붕어빵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 예전 추억에 잠긴다. 그리곤 이 세상에 안 계신 그의 부친을 그려본다... 올 해가 가기 전에 산소에 가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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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알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멋지군요~

    2007/12/06 15:00
  2. 록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ㅋㅋㅋㅋ

    2007/12/06 15:15
  3. Favicon of http://albablog.kr albab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내용에 어울리지 않게 코믹한 사진을 지우고, 제 사진으로 교체했습니다.

    2007/12/06 17:15
  4. 닭's배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빚쟁이 에게 라디오를 빼았길 때의 심정... 이해가 갑니다. 광리자에게 찌질넷 접속권을 빼았긴 제 심정 보다도 훨씬 더 아팠을 거 같군요.

    2007/12/06 20:17
    • vani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핫~ 안녕하센~~~

      지금 찌질넷에선 대선후보 티비토론 보면서 촌평을 늘어놓느라 침튀기고 있담미다^^ ㅎㅎ

      2007/12/06 22:35
    • 닭's배달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행이군효. 저는 찌질넷 못 들어가니 침 튀는 거 맞을 염려도 없구... 이게 다 광리자님 덕분이죠...

      2007/12/07 00:13
  5. 람세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그 당시 세대는 아니지만 참 감동있게 읽고 갑니다.

    2007/12/0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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