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간 알바들은 참 잘 먹고 논다.
이번엔 모 알바의 오리지날 나와바리인 신촌으로 장소를 정했다. 향~ 이라는 초밥집이다.
찌질넷의 알바들은 한명 한명 알아 갈수록 진짜 대단한 인간들이라는 점에서 자꾸 놀라게 된다. 하여간 그 쟁쟁한 알바들하고 같이 놀 수 있게 된 것은, 진짜 고맙고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그들에게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이제는 걱정까지 된다.
약속장소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산넘고 물건너 바다는 안 건너고 도착을 해 보니..
이런 장소였다.
이번엔 진짜 맘먹고 새로 산 똑딱이의 업투데이트한 각종 기능을 최대한.. 사실은 접사기능 하나만이라도 좀 제대로 써 보려고 노력을 했다.
모인 알바들의 유쾌한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보라.. 불쌍해 죽겠다.
일단 밑 상차림을 구경좀 해보자.
시식해 본 결과, 그 향이 매우 상쾌하고 독특해서, 여러가지 음식을 먹은 후 입에 남은 잔맛을 없애는데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좋게만 평가하는 것일까?
그런 소리 하는 넘이 담배피고 술 마시면서 회를 먹냐? ㅎㅎㅎ
이런거 하나하나 신경써가면서 차려 내는 것은 주인장의 성의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이럴 경우 음식값이 상승한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외식하는 건데, 그 정도의 성의는 즐겨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사실 음식의 맛에서 실제 맛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심지어 음식의 향이 차지하는 비중보다도 적다. 거기다가 정갈하고 성의있는 상차림이 주는 느낌은 맛을 매우 큰 폭으로 상승시킨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매출이 중요하고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압박을 받더라도 기본적인 음식에 대한 예의, 나아가서 음식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졌을 때, 진정한 맛을 느끼게 되고, 사람들이 행복해 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잘하면 니가 식당하라고?? 흠.. 진지하게 고려해볼만한 문제다. ㅎㅎㅎ
다음으로는, 구이종류이다.
보통 참치집에 가면 대가리를 구워 주거나, 갈비를 구워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집의 전문은 회가 아니라 초밥이며, 초밥을 위한 에피타이저로 회가 나오는 식이라서, 구이도 농어를 쓰는 모양이다. 농어 대가리는 기름지며 맛이 있지만, 살이 많지는 않고 그리 많이 찾는 것은 아니다.
삐죽삐죽 나온 이빨의 압박이 있지만, 최고의 루어낚시 대상어종 중의 하나인 농어를 이렇게 맛 보는 것은 나름대로 훌륭하다. 가슴 지느러미에 붙은 가슴살도 나름대로 쫄깃하다. 구우면서 소금이 조금 과하게 뿌려진듯 한 느낌이 있었다.
이런 것은 가끔 집에서 해 먹어도 맛이 좋은데, 한번에 딱 먹을 분량만 해서 먹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솔직히 이런 음식이야 말로 집에서 직접 해먹는게 더 비싸다. 피망반쪽을 팔지도 않고, 문어다리 두쪽만 팔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잔뜩 해 놓고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재료자체도 보관해 놓으면 당장 맛이 떨어지는 것이라서..
이건 구이류는 아니지만, 우묵한 접시에 간장소스를 넣고, 굴, 멍게, 데친 문어, 맛살 등을 넣어 나온 것이라 여기에 올려본다.
회나 초밥의 강한 맛에 지칠 때 한점씩 집어 먹기 좋다.
다음은 회를 보자.
기억나는 대로 보자면, 참치, 광어, 농어, 돔, 학공치 등이 나왔던 것 같다. 참치회나 농어등이야 회만으로 한상차림이 가능한 어종들이고, 광어는 그 유명한 지느러미살(일본말로 엔가와라고 하던가?)이 섞여 나온다. 사실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어지간히 회를 뜰 줄 안다~ 해도 광어 지느러미살을 깔끔하게 손질해 내기 힘들다. 사실은.. 내가 아직 잘 못하니까 남들도 다 못하는 줄 아는거다.
돔은 주로 참돔인데, 이게 또 환장하게 복잡한 거다.
돔은 참돔이나 감성돔이나 그 껍질 맛이 또 한 맛한다. 하지만 그 껍질을 붙여서 회를 뜨게 되면, 먹을 수가 없게 된다. 어떻게 하냐면, 껍질을 붙여서 포를 뜨고, 끓는 물을 끼얹어 껍질을 살짝 익혀야 하는 것이다.
이게 직접 한번 해 보면 환장하게 어렵다. 조금만 심하게 끼얹으면 살이 익어 버리고, 조금 들 끼얹으면 껍질도 날것이라 질기다. 여기 나온 돔은 그 껍질조차 사이사이 줄무늬 형식으로 도려내고 일부만 남겨 익힌 것이다.
확실히 프로의 솜씨다.
회라는 음식에 대해서 알아 갈 수록, 점점 더 고수들의 솜씨를 알 수 있게 되고, 그럴 수록에 더욱 더 무서워진다. 칼 한자루에 인생을 걸고, 물고기를 다루는 그들의 치열한 정신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부디 자신이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경지를 이룰 수있도록 노력하는 요리사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회에 항상 얹어 나오는 무순이다. 항상 감탄하는 것이, 도대체 누가 저 무순을 회와 같이 먹을 생각을 해 냈는지 고맙기까지 하다. 무순의 맵싸한 맛이 물고기의 생살이 씹히는 맛과 어울려, 느낌을 배가시킨다.
새싹 비빔밥 같은데에도 빠지지 않는 무순을 무척 좋아하는데, 뭐니뭐니 해도 무순은 기름진 회와 같이 먹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이외에도, 고등어회가 있었고, 서비스로 몇가지 회를 더 추가해 주곤 했다.
고등어 회는 물러지기 쉬운 살을 아마도 초를 이용해 처리를 한 듯한데, 적절하게 굳히고 단맛을 강화시킨 것이었다. 이거 진짜 먹을만하다. 이 손질법은 진짜 한번 알아 보고 싶은데..
이제 메인코스인 초밥으로 가보자.
초밥은 역시, 새우초밥이 가장 평이하고 예쁘다. 매우 다양한 초밥들이 많이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즐길 수 있는 초밥이 바로 새우 초밥이 아닌가 한다.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가 유행하면서, 초밥에 대한 일반인들의 지식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직접 만들어 먹기를 시도하는 사람은 흔치 않아 보인다.
거기다가 캘리포니아 롤~ 뭐 이런 종류의 변형 초밥도 유행을 하고 있고, 김밥 자체도 여러가지로 변형되면서, 초밥스러워 지고 있고, 주먹밥류도 발전해 가면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초밥은 초밥이다. 먹기 좋은게 장땡이다.
맛있다. 다 맛있다.
재료도 쓸만하고, 밥도 좋았다. 집에서 만들 때 가장 골머리를 앓게 되는 부분이 밥에 비빌 촛물인데, 식초 설탕 소금의 비율을 아직도 제대로 못 맞춘다. 이렇게 버버거리면서 초밥을 한두번 만들어 보면, 전문가들이 만들어 오는 초밥이 얼마만한 수준인지를 적나라하게 느끼게 된다.
거기다가 어차피 이 초밥, 많아야 열댓개 집어 먹으면 배터질 지경이 되는데, 다양하게 만들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사먹을 수 밖에 없는 음식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왕 사먹을 바에야는 맛있게 먹어야 한다.
맛있게 먹었다.
결국 약간 거리를 띠고 찍은거 한장 건졌다.
장어, 송이, 그리고 저거 하나는 결국 정체를 못 알아냈다. 뭐였을까? 잘난척 해봐야 음식에 대한 지식이 짧은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결국 이 정도로 향 초밥집에서의 식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이 뒤에 매운탕도 나왔다. 사진은 없다. ㅎㅎ
열두명, 열세명인가? 알바들은 이런 음식을 먹으면서 온갖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회가 전부인줄 알고 열심히 먹다가 초밥이 우르르 나오자 난감해 하던 알바도 있었고, (차마 꿀먹알바라고는 말 못하겠다. )
늦게 도착한 대왕광리자한테는 새로 시켜주지 말고 남은거 다 모아주자고 주장하던 까칠도 아닌 까팔 알바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새로 대장에 등극한 간장게장대장알바가 선사한, 전통주 연구소에서 가져온 오로지 쌀과 누룩만으로 빚은 전통주 한잔씩이 아주 인상 깊었다.
아.. 핀란드 여행권과 비비큐 치킨을 경품으로 준다는 모 소주회사의 사주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주병을 딸 때마다 병뚜껑을 유심히 들여다 보던 알바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차로 자리를 옮겼다.
이차는... 밝힐 수 없는 모 비밀장소였다.
근데 왜 알바들 얼굴이 몽땅 심슨일까? 거울속에 비친 사진찍는 알바는 심슨 아니네..
아니 이것은??
알바들간의 K1 매치? 아니면 성적 정체성을 새롭게 깨달아 버린?
각자 알아서 상상할 일이다.
이동중 편의점에서 얼음 한봉다리를 챙겨간 알바들은 저 장소에서 위스키 두병과, 와인 다섯병, 그리고 과일에 마른 안주를 해치워 버렸다.
물론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행사는, 삼대장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장 자리를 사퇴하려고 하던 멋진 알바대장(누구라고는 말 몬한다. )과 새롭게 대장으로 등극하는 간장대장의 이취임식이었으나..
누룽지 알바의 엎어치고 메치는 연설 끝에 아무도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리슬쩍 4대장 체제로의 전이가 이루어져 버렸다.
일부 알바들의 "늘어나는건 대장이요, 줄어드는건 알밥이다~" 라는 탄식이 이어졌으나, 흘러나오는 이은미의 노랫소리에 묻혀 버렸고, 대부분의 알바는 대장이 늘건 말건 내 알바 아니다~ 라는 자세로 음주 행각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장소에 비치된 두대의 피씨를 통해, 그 와중에 댓글놀이도 벌어져 버렸고...
쟝르를 넘나드는 음악, 비워져 가는 술병, 마음대로 냉장고를 뒤져서 꺼내마시는 바람에 사라져 가는 음료수들, 콜라 댓병, 취해서 흐느적 거리는 알바들, 특히나 평소 자신에 대한 숭배가 부족해서 항상 불만이었던 교주눈화는 이 알바 저 알바 붙들고 술 먹으라고 막 들이 붓고 다니고, 대왕 광리자가 예쁘게 깍아 놓은 과일들도 사라져 가고..
이차에 위스키가 나온다는 정보를 미리 얻어서, 일차 식사량 및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꿀먹 알바는 배불러서 못 먹겠다고, 얼음물만 들고 다니고..
교주 눈화에게 머리매는 끈을 빼앗겨 버린 산발한 씨니스트 알바, 씨니스트 알바와 나이를 분간하기 힘들게 수염을 기르고 나타난 록키 프락치, 술도 한잔 안 마셨으면서도, 더 취한 거처럼 몸을 흔들며 노래를 막 따라부르던 로미오 알바, 동갑내기와 나란히 앉았는데 아버지와 아들같아 보이던 불륜알바, 이름 안 나왔다고 불만을 토할 지도 모르는 나머지 알바들..
그렇게 모임은 저물고 있었다.
어느덧 날짜를 넘겨서 술이 떨어졌고 그제서야 슬슬 헤어질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 알바들을 배웅하고 삼차로 향한 인간들은?
바로 이 인간들이었다.
누구누구 손일까? 대략 코코, 꿀먹, 물뚝, 불륜, 우퍼, 누룽~
삼차로 간 집은 그냥 대~충 고른 곱창집이었는데, 진짜 양곱창 하는 집에서 신기하게도 이런걸 하더라.
찍어온 사진들 전부 다 훑어 보더니 마눌님께서 "이게 젤 맛있겠네~" 하던 사진이다.
여기서도 뭔 할 얘기들이 그래 많은지, 끊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지속되었으나 재미있던 것은, 불륜알바가 아이피 노출로 인한 오인 공격을 받고 경찰서 갔다가, 합의금 받아 갈비 사먹고 치킨 몇마리 사먹을 돈이 아직도 남아 있다~ 라는 얘기였다.
난 왜 그런 쾌도 없나..
새벽은 점점 더 깊어만 가고, 나이순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나를 포함한 세명은 잡아놓은 모텔로 가서 쓰러져 버렸고, 나머지 셋은, 아마 지하철 첫차 올 때까지 마시고, 첫차 타고 헤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모임은 막을 내렸다.
다들 잘 들어갔을까? 잘 들어갔으니 아무 소식이 없겠지~~
* 이 글을 올린 후 본문의 완두콩이 완두콩이 아니고 무슨 콩이라고 생물학적 논쟁이 벌어졌는데.. 결론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 사진에 찍혀 있듯이 이 모임은 10월달에 있던 모임이다.
물뚝심송ⓒ
-------------------------------------------
편집자주) 이 글은, 원저자의 동의하에, 별도로 편집,게재된 글입니다. 불법적인 펌글이나 스크랩이 절대 아님을 밝히는 바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한RSS를 이용해서 보다 편리하게 알밥로그를 구독하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