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보는 시각에는 자국의 문화는 최고다라는 자국민우월주의가 있고 또 하나는 자국의 문화는 남과 비교해 열등하다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전자는 바로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로 빠질 것이고, 후자는 아마도 문화의 사대주의로 빠질 것입니다.
사실은 둘다 바람직하지 않지요.
그래서 이 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서 우리가 종종 차용하는 것이 문화유형론, 또는 문화의 상대주의입니다.
근데 말입니다. 이 문화상대주의의 오류는 무차별적인 것이라는 겁니다. 많은 경우 수긍할만 하고 설득력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콕호홓이 올렸나, 아프리카 어떤 나라에 한 영국인 선생이 테디베어 인형에 무하마드 이름을 붙였다가 깜방에 가고 곤장을 맞았다는 글을 보았는데 이것도 문화의 상대주의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번에 제가 고대 멕시코 제국의 인신공양(Human Sacrifice)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도 잠깐 언급했지만 너도 나도 심장을 산채로 도려내어 신에게 바치는 행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구요?
고대 아즈텍 세계는 제정일치의 사회다, 신화적인 사회다 해서 그런 사회의 이런 풍습을 이해해야 할까요?
이슬람의 마호멧을 모독하는 소설을 썼다고 해서 도망치고 숨어서 지내야 하고 위의 영국 여선생처럼 곤장 맞는 것을 문화의 상대주의로 이해해야 할까요?
지난 번 제가 페루의 쿠스코에 갔을 때 한 박물관에 들렸습니다. 한 전시실에서 당시 잉카인들이 마취도 없이 외과(surgery)수술을 했다는 두개골을 봤습니다. 놀랍더군요. 그리고 거기서 귀족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린 유아의 늘인 두개골(잉카제국에서는 두개골에 기구를 이용해 측면을 길게 만든다)도 봤습니다. 이것 보고는 놀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유아 두개골 조작은 마야제국에서도 성행했으니까요...
- 잉카인들이 행한 두개골 외과수술 자국(1)
(2)
죽은 왕이나 귀족의 무덤에 산채로 순장시키는 것, 인간 희생제의를 벌이는 것 등등을 보니까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언제나 죽어가는 사람들이나 희생되는 사람들이 신의 이름을 빌려서 행해진다고 하는 것과 그리고 그 죽음이 늘 왕이나 귀족 등 가진 자, 권력에 봉사하다는 겁니다.
저는 이런 종교적인 제의나 풍습은 문화의 상대주의 개념을 가지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풍습에는 인간이 빠져있기 때문이지요.
- 귀족임을 드러내기 위해서 유아기때 어린 아이들의 두개골을 이렇게 늘였다
문화의 보편주의? 이 말은 조금은 뜬구름 잡는 것 같아서 문화의 인간주의라는 말을 음미해 봅니다.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빠진 것은 문화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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