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겨울
지난 겨울이 아니라 그전 겨울, 그러니까 06년 초, 겨울이 간당간당 마지막 숨을 할딱이고 있었다. 2월 마지막날, 충동적으로 37번 국도를 탔다. 미시령 넘어서 설악으로 가는 길. 그리로 내려가면 속초가 나오는 거였나. 기억이 없다. 하여간 수마가 휩쓸기 전, 그리고 미시령을 관통하는 터널길이 생기기 전이었다. 또한 그날은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겨울은 원래 순순히 물러나지 않는 법이다.
#. 설악 가는 길
국도변의 휴게소. 저기가 어디쯤인지, 저 강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없다. 미시령 넘기 전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서쪽으로 흐르는 강일텐데... 저 굽이를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은 내가 동쪽으로 가고 있는 탓인지.
역쉬나 저 굽이를 돌아 가버릴 것 같은 강. 얼어붙은 강에서 빙어 낚시를 하고 있던데, 그건 아니 찍었나부다. 건물 뒤로 강이 보이는 휴게소에서 뜨거운 커피 마시니 당연히 매우 흐뭇했다. 그러나 동행했던 꼬맹이는 뭐가 불만인지 팅팅 불어서 골만 내고 있었다. 에잇, 화내라. 나 혼자 즐기련다~~~.
#. 숙소에서
나는 콘도를 선호한다. 비록 해먹진 않지만 주방이 있으면 커피도 맘 편하게 만들어 마시고, 비상시 대처하기도 편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같이 간 어린이가 저녁먹고 알러지를 일으켰다. 다행히 콘도에 약국이 있어 항히스타민제 구해 먹이고. 툴툴거리며 수퍼가서 햇반 사다 죽을 끓였다. 여행지에서의 하루를 집에서도 안먹던 죽으로 연명한 어린이는 돌아와서도 한달 가까이 못 먹어본 음식들 이야기를 했고...
어린이 병간호 하다 받은 열을 식히기 위해 나갔던 베란다에서... 씰데엄시 야간 모드로 찍었다가 모조리 흔들리고 이거 하나 건졌다.
밝은 날 보니 창 밖 풍경이 장관이다. 눈 덮인 설악이 외국을 뭐하러 가냐고 실실 쪼개고 있었다.
#. 놀아보자구~~
해지기 전에 출발하면 그만이란 생각으로 천천히 놀기 시작했다. 어차피 막힐 6번국도. 밤늦게 타면 덜 막힐 거라고....
*. 겨울 바다~~~
역쉬 캐논은 하늘과 바다의 색을 잘 표현해 준다. 좋아좋아. 바다 사진을 많이 만들었는데... 대부분의 사진에서 "지나가는 알바"가 바다를 가렸다. 에잉~~
*. 이 회색 물은? 호수....
왼쪽 귀퉁이의 콘도만 없으면 완벽한 그림인데......
*. 설악산 - 케이블카를 탔다. 아픈 어린이를 동반하고 어찌 무리한 활동을 하뤼~~ 이 어린이, 케이블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무섭다고 품안으로 파고든다. 녀석은 고소공포증이라는 멍청한 증상을 타고 났다 ㅠ.ㅠ.
↑↓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찍은 사진들.
내려다보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 부처와 어린이
뭐든 커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흉물. 겨울산 노천에 홀랑 벗고 앉아 계셔서 더 볼썽사나왔나. 옆에서 장난치고 있는 지나가던 어린이와 비교해보면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미시령휴게소
귀가길에 올랐다. 미시령을 올라가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전날, 캄캄할 때 지나간 것이 다행이었던 것 같다. 눈까지 덮여있던 경사길을 이 광경을 보면서 내려가야 했다면... 차가 뒤집혀 구를거란 상상에 시달렸을 듯....
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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