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내분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만감이 교차한다. -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 새다. 참으로 오랜만에 민노당 소식이 메인스트림에 오르내린다. 그런데 썩 좋은 이야기들은 아니다. 더 유감인건, "민노당 내에 북괴앞잡이가 있다는게 사실이라네"류의 이야기로 자꾸 흐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길어질 수록 일반 대중에겐 "거봐, 빨갱이새끼들이었다니까"로 인식되게 될 것이다. 이 것은 결국, 희망대로 진보신당이 출범하더라도 오랜동안 족쇄로 남게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후신이라는 딱지는 대중들로부터의 친북괴뢰정당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게 할 것이다. - 명분쌓기가 맞다. 까놓고 말해보자. 민노당의 대선참패가 "코리아 연방제" 따위의 뜬구름 잡는 공약때문이던가? 물론 그런 종북적 공약이 신경쓰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그사람들은 민노당의 공약이 뭔지 훑어볼 생각이라도 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시중의 갑남을녀들은 그런 것 까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비전이 없고, 감동이 없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슈거리도 못된게 민노당의 대선전략이었다. 말빨좋은 노회찬씨, 우등생 심상정씨가 후보였다면 달라졌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더이상 "살림살이나아졌습니까?"로 가슴을 후벼주던 권영길 아저씨가 아니었다는 것. 왠지 식상한 얼굴이 또다시 나와 별로 팍 와닿지 못하는 수사를 구현했다는 것. 그게 패인이다. 그러니 결국, 권영길을 밀어붙인 자주파가 원인인 것인가... 그러나 그렇다면, 평등파는 조금 비겁하다. 애초에 같이 가지 못할 이들을 부둥켜안고, 끙끙대다가, 겨우 대선패배라는 명분을 손에 쥐고 분당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사실, 당원이나 외곽측에서는 옛날부터 문제제기를 해왔다. 그러니 비겁하다고 하는 건 사실 지도부에 대한 비난인 것이다.) 막말로, 민노당이 이번 선거에서 10%가 넘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 어떻게 하려했던 것일까. 이러한 갈등은 덮어두고, 국민들의 지지도에 혹해서 여전히 계속 적과의 동침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자주파와 평등파는 좀더 일찍 갈라졌어야 했다. 가능했다면, 무슨 욕을 듣든 간에, 후보경선 전에, 그게 여의치 않다면 직후에라도 쪼개졌어야 했다. 진즉부터 종북패권주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왔음에도 "유일하게 세력화된 진보정당"의 마법에 취해 당내부의 갈등을 애써 숨기려했던 지도부의 안일한 대처가 작금의 사태를 만들게 된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의를 환영한다. 어차피 언젠가는 터졌어야 할 의제였다. 다만 시기가 까마귀날자 배떨어진 꼴이 되었으니 여전히 민노당은 위아래를 불구하고 세련되지 못한 셈이다. 어쨌거나 명분이 쥐어졌으니, 이제 실행만 남은 셈. 1) 민주노동당 당명은 자주파에게 줘버려라. 어차피 이제 민주노동당은 친북빨갱이들의 소굴로 낙인 찍힌 바... 어설프게 민주노동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해봤자 좋게 봐줄 사람 아무도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민주노동당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심지어 적대적임을 천명하는 쪽이 훨씬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면 진보세력의 분열을 걱정하는 잔소리들도 많을 것이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법이란 없는 셈이다. 2) 총선은 버린 셈 쳐라. 총선은 물건너갔다. 대선때의 지지율이 총선때에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든 명맥을 살리기 위해 현재의 체재로 총선까지 미뤄봤자 별로 얻을만한 실익도 없는 셈이다. 비례대표 몇 명을 내는 것과 진보운동의 미래를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총선때에도 현재 체계대로라면, 민주노동당의 이름 자체가 친북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될 수도 있다. 어차피 대선직후기 때문에 대선때의 약발이 그대로 남아있을 터, MB지지층을 공략해봤자 효과도 없다. 오히려 현재의 당의 갈등때문에 떨어지는 표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니 총선 전에 갈라져 나와 기존 민노당 지지층의 표를 공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전략이다. 3%가 되었든, 2%가 되었든, 자주파가 남아있는 구민노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을 빼앗아 오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구 민노당과는 완전히 다름을 증명해야만 한다. 필요하다면 옛 동지에 대한 날선 비판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3) 민주노총에서 독립하라. 자주파의 지분은 결국 민주노총의 후원에 힘입은 셈이다. 당이 민주노총에 기댈 수록 자주파의 패권만 강화시킨 셈. 결국 영국의 노동당처럼 강한 조합주의 정당이 되어버려 민주노총 외의 노동자들에게 외면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니 민주노총이 주던 꿀같은 지지율과 자금을 포기하라. 맨바닥에서부터 자력갱생하는 건강한 체질이 되어야 한다. 더이상, 민주노총이나 전농 등의 외부단체에 좌우되는 허약한 당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불어, 민주노총당이라는 비아냥도 벗어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4) 바닥에서 시작하라. 지지율 1%, 민주노총 없음, 국회의원 1~2석. 아마도 이 정도가 새 진보신당의 자산일 터. 그대신 특정정파나, 특정단체나, 특정계층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대중진보정당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겠지만.... 그때되면 아마 나도 또다시 새롭게 당원이 될 것만 같다. |
| ---- 그래도... 너는 안생겨요... oTUL |
아란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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