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ALBABLOG

황금의 가지

문학 2008/01/13 12:17 by 알밥

 




교주 알바는 이 책만 보면 졸렵다고 한 것 같은데,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내 머리를 많이 깨우쳐 준 스승같은 책이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프레이저는 <황금의 가지>(The Golden Bough)라는 책 한권으로 인류학이나 신화학에 일대 획을 그은 사람이다. 민족학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신분석학, 철학, 역사학, 문학비평에 이르기까지 프레이저의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가 1890년부터 시작해서 1937년에 완성을 본 전 13권의 <황금의 가지>는 한 학자의 필생의 노작이라고 할 수 있다.


1922년에는 1937년 마지막 권을 제외한 12권의 방대한 내용을 프레이저 자신이 요약햐여 1권의 책으로 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책이다. 1922년하면 영문학계에서는 기념비적인 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 T.S. 엘리엇의 유명한 시집 <황무지>(The Waste Land)가 출판되었고, 또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Ulysses)가 나온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 작품 모두는 사실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거나 아니면 그 책에 등장하는 주요 테마들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았다.


프레이저는 케임브릿지 대학의 자기 서재안에서 영국의 식민지에 나가있는 행정관, 군인, 선교사, 학자 등등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자료들을 수집, 섭렵한 다음 그것을 비교 정리했는데(이 부분이 프레이저가 비판받는 부분임.. 왜냐하면 직접 가서 현지조사를 한 것이 아니고 남이 보고하거나 쓴 2차자료를 가지고 썼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해하자~ 프레이저는 1900년대초의  인류학 여명기에 있던 사람이니까) 사실 신화연구는 그로 인해 한 단계 진보했다고 할 수 있다. 프레이저 이전까지의 신화연구라면 그리스나 로마를 다루었고 기껏 범위를 넓혀봐야 중근동 지방의 것에 국한되었었다. 그러나 프레이저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의 입사의식에서 부터 아프리카인들의 주술까지 포함해서 전세계를 망라한 방대한 지역의 의식이나 사례를 신화 연구의 영역으로 삼았다. 그는 그 연구를 통해 인간이면 가지고 있는 주요한 본질적 유사성을 추출했는데 여기에 프레이저의 공헌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설명할 때 저기 아프리카, 인디아의 신화를 함께 비교할 때 아주 쉽게 설명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사유에는 공통된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예를 들어 인간은 죽음에 대한 부정과 영혼불멸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믿음은 그리스인이건, 아프리카인이건, 본질적인 것이라는 것이 프레이저의 생각이다.


옛날 사람들이야(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죽음은 언제나 두려운 존재였고 도저히 회피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사건이었는데, 그것이 일어나는 것은 불결한 힘의 침입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대응해서 우리의 생명력을 활기차게 하고 그 적대적인 힘을 물리치기 위한 여러가지 제의나 의식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황금의 가지』 첫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로마에 가까운 네미라는 마을에는 이전에 신성한 숲이 있고, 거기에는 디아나(아프로디테)를 기리는 사당이 있다. 이 성스러운 지역을 관장하는 사제는 숲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몇일이고 잠도 안잔 채 자기를 죽이는 사람이 없는지 눈을 두리번거리며 숲을 배회하고 있다. 당시의 관습에 의하면 이곳에 오는 사람은 누구라도 이 숲의 사제를 살해한 뒤 그가 가진 지위를 빼앗을 수 있었다.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는 방대한 책이지만 사실은 이 네미의 숲의 왕의 살해를 설명하기 위한 한줄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이저에 의하면 숲의 왕은 노령이라든지 질병이 걸려 육체적으로 쇠약해지면 그것은 한 개인의 쇠약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전체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쇠약한 사제는 자기보다도 젊고 원기왕성한 사나이의 공격을 받고 죽어가야 했다. 왜냐하면 그가 살아있는 것 자체는 만인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황금의 가지에서 아주 주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신성한 왕의 살해라는 모티브이다. 이 모티브는 외디프스 신화나 예수의 십자가 처형에서 볼 수 있고. 이런 유사한 신앙이나 제의는 아시아, 아프라카, 아메리카 어디에서든 발견되는 것이다. 해서 인류라면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이런 본질적인 유사성에서 보자면 서구문명의 원천이라는 그리스 역시 결코 인간정신의 역사에 있어서 예외를 이루는 것이 아닌 바로 공통의 법칙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프레이저옹의 주장인 것이다.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은 신화학에서 비교와 관찰이라는 중요한 방법론을 제시했고, 그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인들의 특유한 사유방식이나 어떤 기적적인 산물로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프레이저의 방법을 따르면 전세계 여러 나라의 민간전승이나 원시부족의 제식, 전설 그리고 현대의 발달된 문명을 이룬 나라들의 신화나 전설의 흔적을 조사해 보면 몇가지 핵심적인 주제가 발견되는데, 그것은 통과제의, 입사나 입회의식, 장례식이나 매장, 기우제, 주술적인 생식의 의식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방법으로 각각의 전설의 범주를 규정하는 몇개의 공식이나 축을 얻게 되는데 이 비교방법론은 신화연구에 있어 하나의 전기를 이루는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신화, 특히 농경신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틀이 되고 있다. 다시 반복하자면 프레이저가 시도하고자 했던 것은 전세계에 걸친 주술, 종교, 주술, 제의, 신화의 기원연구 및 패턴을 통해서 인간들의 주요한 본질적 유사성을 밝혀내려고 했고, 거기서 인류의 보편적 테마를 강조한 것이다. 비록 프레이저야 계몽주의 시대의 학자지만 그가 이 책을 통해서 보여준 것은 서구건, 비서구세계건간에 믿음이나 사유에서의 보편성 문제를 제기하고 드러낸 것은 전적으로 프레이저의 공로이다.


프레이저의 연구를 더욱더 발전시킨 사람들로 머레이(Gilbert Murray), 해리슨(Jane Harrison), 컨포드(Francis Cornford)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모두는 프레이저의 제자로서 소위 캠브릿지 학파(Cambridge Hellenist)을 형성, 프레이저의 이론을 더욱더 발전시켰다. 그들이 이론인 봄-여름-가을-겨울의 부활신화, 계절적 사이클의 순환주기, 또는 여름과 겨울의 싸움, 늙은 것과 새것의 싸움 등등의 패턴은 농경 풍요신화를 해명하는데는 여전히 유효한 설명방식이다. 그리고 한국의 심청전이나 춘향전, 그리고 농경신화의 반영물인 무당굿이나 가면극(조동일 교수가 바로 여름과 겨울싸움이라는 이 패턴으로 양주별산대를 설명한 바 있음)의 형식이나 의미를 해석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 <황금의 가지>는 신화에 대한 입문서로  원시종교나 신앙, 주술, 신화에 관심있는 사람들, 특히 

 이 책에 시큰둥한 교주알바는 다시 읽어 주었으면 한다.


포켓@찌질넷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한RSS를 이용해서 보다 편리하게 알밥로그를 구독하세요.

TRACKBACK :: http://albablog.kr/trackback/460 관련글 쓰기

  1. Subject: 블코와 함께하는 2008년 주목할 만한 블로그 #1

    Tracked from 블로그코리아 공식블로그  삭제

    무자년 새해도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블로거 여러분 새해 계획은 모두 잘 실천하고 계신가요?올 한 해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벌써부터 너무 기대가 되지 않으세요? 블로그코리아 운영팀에서는 새해를 맞아 '올해에 뜰 것 같은' 유망 블로그들을 미리 점쳐보기로 하였습니다. 운영자마다 각자 선호하는 분야도 있고 담당분야도 정해져 있어서 취향은 많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블로그만 들여다보는 블코 운영자들이 선정한 블로그들인만..

    2008/01/22 16:4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피오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2008/01/14 11:07
  2. Favicon of http://jpod.tistory.com j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련글은 아니나 유망블로거로 선정되신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트랙백을 겁니다.
    알밥로그에서 선정하는 유망블로거도 궁금합니다:)

    2008/01/22 16:47
    • Favicon of http://albablog.kr 알밥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바빠서 글도 잘 못 올리는데, 좀더 분발하도록 해야 겠습니다.

      좋은 소식 주셔서 감사합니다.

      뱀발 : 알바들의 글 올리는 것 조차 버거운데 감히 어떻게 유망블로그 선정같은 일을 하겠습니까~~

      2008/01/22 23:14
  3. 교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은 글이긴 하지요.
    본 알바에 대한 음해만 없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프레이저의 저 책은 생물학을 전공인 무식한 본 알바가 재미삼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신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좋은 책이라는 철학전공자(오래비)의 꼬임에 빠져 책부터 구입했으나 읽기 힘든 것을 어쩌라구요??

    2008/01/23 00:43

1  ... 415 416 417 418 419 420 421 422 423  ... 840 
BLOG main image
ALBABLOG
알밥을 아십니까?
by 알밥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40)
정치 (223)
사회 (87)
문화/여행 (194)
경제 (16)
스포츠 (15)
과학기술 (22)
음식 (108)
영화 (5)
사는이야기 (78)
문학 (38)
시리즈 (6)
북리뷰 (5)
알바명단 (43)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모든 알바들의 정신적 고향, 찌질넷~



Statistics Graph
Cand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