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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으~음 보살..

사는이야기 2008/02/12 23:27 by 알밥


 

짧지 않았던 명절 시작에 부고를 전해 들었다. 
 
방계 먼 친척이지만 산소일이며 아버님을 참 많이 도와주시던 집안 어르신이시다.
전일 술기운이 남아 띵한 상태로 두어시간은 더 누이고 싶었던 육신을 오만 인상과 투덜거림으로 떨치며 일찌감치 출발했건만 벌써 거리제가 끝나고 상엿꾼의 만가가 시작된다.
산을 온통 갈아엎어 만든 야트막한 녹차밭을 따라 '관암보살'하는 상여메김소리가 점점 가뻐지더니 어느새 장지에 도착했다. 언제 올라 채비를 마쳤었는지 덩그랗게 놓인 포크레인 하나가 어울리지 않은 모습으로 상여를 맞이하고 그 어색함만큼이나 화창한 날씨에 또, 부러 그러는지 천성이 그런지 잔뜩 속없어 보이는 헛소리만을 클클 늘어놓는 부류와 역시 속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이 그득하다.
장례문화, 제사문화 ... 망자를 기리는 의식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떠올리게 된다.
어쩜 망자를 매개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만나 결속하는 계기, 자리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추모가 주된 목적이 아니라 회합이라는 부수적인 목적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 않은가. 그 이승을 함께 할 산자들의 잔치가 장례이고 제사일수도 있겠다. 해서 내게 떠오른 그 못마땅함은 굳이 못마땅함만을 떠올리는 나의 못된 성격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만큼은 고집스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싶었다.
 
아저씨 못마땅하시더라도 오늘을 이렇게 보내시고 내일은 훌훌 털고 북망산천 가세요. 고생하셨습니다.
 
연휴의 마지막엔 숭례문의 화재소식을 전해 들었다.
역시나 속없다 느껴지는 소리만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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