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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는 수 많은 시민단체들이 존재한다. 어떤 시민단체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활동한다. 어떤 단체는 기업들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영리사업을 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단체들도 있다. 때로는 시민단체의 활동을 발판으로 정당의 공천을 받기도 하고, 특정 정파의 정치적 들러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시민사회가 매우 척박한 토양위에 놓여있기 때문일 것이다.
1. 시민없는 시민단체
보통 시민단체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적잖은 돈이 든다. 그 돈들은 어디에선가 반드시 조달되어야 존립할 수 있고, 본래의 취지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자금을 어디에서 조달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단체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이다.
예를 들어서 재벌의 경제적 횡포를 견제하고자 설립된 시민단체가 재벌의 재정지원을 받는다면 어떨까? 도무지 설립의 목적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또 정치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려는 단체가 정부나 정당의 지원을 받는다면 이 역시 전혀 정체성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시민사회는 지금 그렇게 고사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재벌들의 교묘한 수법은 알게 모르게 시민단체의 아킬레스 건을 공격하고 있다. 어떤 단체가 좀 좋은 활약을 보이는가 싶으면 곧 이어 그 단체의 활동가들을 정당에서 영입하곤 하였다. 이미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이 정치권에 줄을 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지속성있는 시민단체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어김없이 기업이나 정치권의 마수가 손을 뻗고 있다. 그 수법도 가히 놀랄만한 수준이다. 최근 삼성의 비자금 폭로에서 나타난 것처럼 삼성도 시민단체에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 다른 재벌들의 경우도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런 모든 원인은 시민단체에 시민의 참여가 없다는 점과 특정한 아젠다를 놓고 정체성을 정립한 경우보다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여 단체가 설립된다는 점에 있다. 반드시 필요한 활동의 내용을 중심으로 공감하는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단체가 설립되었다면 간단히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선 대다수가 공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활동가들의 열정도 높을 것이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이라면 적절한 수준의 운영비를 스스로 갹출하는 데도 별반 어려움이 없다. 이러한 두가지 요소가 결여되기 때문에 시민없는 시민단체, 정체성이 불분명한 시민단체가 난립한다. 그 생명도 길지 못하며, 곧 타락의 길로 접어들고 마는 것이다. 참여주체로서의 시민이 있고, 그 들이 공감하는 중요한 아젠다가 있는 한 그 단체는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2. 시민주권
시민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의미는 각기 다른 두가지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단순히 특정시(市)에 거주하는 주민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의 참여자로서 주권(主權)을 가진 존재를 의미한다. 여기서의 시민은 바로 후자의 경우를 칭하는 것이다.
많은 시민단체가 활동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하나의 지향점이 존재한다. 그 것은 바로 주권의 올바른 행사이다. 정치참여를 주장하는 곳에서는 국가의 주권자로서의 시민주권을 지키는 활동을 한다. 소비자 운동의 경우 경제적 주권의 행사를 지향한다. 환경운동의 경우 특히 미래세대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지향점을 가지게 된다. 모두가 다른 것을 보지만 사실은 모두가 주권이라는 하나의 지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형식적 민주주의가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시민의 주권은 그리 효율적으로 행사되고 있지 못하다. 다수가 바라지 않는 정치인이 버젓이 행세하고 있으며, 다수가 바라지 않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향유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종종 피를 흘리며 주권자로서 저항권을 행사하기도 했지만 시민주권의 침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민의 주권이 침해받지 않으며, 가장 적절히 행사될 수 있으려면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접하는 정보가 적절치 못하거나 그 정보를 받아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분석틀이 작동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왜곡된 정보를 보도하는 매체들은 시민들을 부적절한 정보에 노출시킨다. 또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도 여전히 잘못된 분석틀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의 주권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전형적인 사례가 지역주의적 투표행태를 보이는 유권자의 경우이다.
그렇게 여러가지 원인으로 시민의 주권은 여전히 방해를 받고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경우도 스스로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거나 잘못 짜여진 분석틀을 가지고 소수의 활동가에 의해서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러니 하물며 각 개인의 주권행사에는 얼마나 많은 소음(noise)이 개입하고, 왜곡된 분석틀(frame)이 작용하겠는가? 시민주권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3. 시민주권 운동을 성공하기 위한 전제
첫째, 지향점이 분명하고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정치개혁을 통해서 시민의 주권을 향상시킨다고 목표를 잡았다고 치자. 이것은 포괄적일 뿐 아니라 어떤 것이 정치개혁인지 분명하지 않다. 지역구도 타파, 철새정치 퇴출, 부패정치인 응징으로 하면 좀 더 구체적이다. 이 보다 더욱 구체적인 것을 행동의 목표로 정해서 모두가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의 로드맵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지역구도 타파를 지향한다면 막연히 매니패스토 운동을 하는 것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구체성이 결여되기 때문에 사실상 본질이 흐려지고 말 것이다. 정확히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를 한 정치인들의 행동을 선별해서 그 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추진할 것인지를 정하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운동의 방법들도 가급적 효과적인 것을 미리 고안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설립과 참여의 주체를 분명히 정해둘 필요가 있다. 말은 시민단체인데 재벌이 슬금슬금 접근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그것으로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아무일도 할 수가 없어지고 말 것이다. 어떤 일에 공감하는 정도가 어느정도 인지를 분명히 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려면 각기 어떤 부담을 질 것인지 원칙들을 정해둬야 한다. 너무나 포괄적으로 막연하게 참여의 주체를 정하면 곧 방향성을 잃고 내부논쟁으로 날을 지샐 것이다.
넷째, 리더를 선출하는 절차를 매우 민주적인 방법으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 종종 시민단체의 명망가들이 독단적 전횡으로 단체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다. 민주사회의 시민주권을 지향하는 운동이라면 민주적 방법으로 리더쉽을 세우고, 성원들이 적절히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잘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누가 참여해서 어떤 방법으로 리더쉽을 수립하고 무엇을 추구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취할 것인지를 잘 정리해둔다면 이미 실패한 시민단체들의 전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결국 시민의 손으로 정보의 소음을 제거하고, 잘못된 분석틀을 수정하는 일이라면 참여주체들의 높은 열정과 도덕성에 기반해야 할 것이다. 또 서로가 항상 열린 자세로 공부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위기는 바로 반드시 필요한 요건들을 모두 결여하였기 때문에 찾아온 것이다. 시민없는 시민단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정체성 없는 단체가 방향성을 스스로 찾아가기는 어렵다. 유행처럼 시민단체를 만들고 우왕좌왕 할 것이 아니라 각기 뚜렷한 좌표를 정하고 모이되 필요하다면 정체성이 달라도 공감하는 부분에서만 연대의 폭을 넓힐 수가 있다. 우리 시민사회의 위기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날림공사의 탓이다. |
| jkj |
비토세력@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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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민주주의II 시민주권이론 Rev.1.2
Tracked from 삭제<조금 길어요 17분22초>Rev. 1.2에 관하여이번 갱신1.2판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있었던 주요 강의 3개를 혼합하여 완성하였습니다. 노무현 님의 공개된 동영상 파일 중에서 시민주권에 관한 이론적 체계가 담겨져 있는 이 3개 파일은, 각각을 놓고 보면 동일한 주제를 두고 말하고 있지만, 각기 중요한 부분에 중점을 ...
2008/08/0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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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2008/03/18 16:36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즐겁습니다.
2008/03/18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