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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하늘을 나는 꿈은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이래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여전히 지구 중력장 내에서 공기의 양력을 이용한 것이었다. 인간이 몸소 지구 중력장을 벗어나는 지구탈출속도(초속 11.4km)를 체험한 것은 유리 가가린이 처음이었다. 불과 40여 년 전의 일이다."
스스로를 "자연과학을 현직에서 연구하고 있는 글쓴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 오마이뉴스에 쓴, 우주관련 사업이 의미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지구 중력장을 벗어나기 위해서 탈출속도를 체험해야 할 필요는 없다. 유리 가가린이나 암스트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탈출속도라는 것은 공기저항등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반 조건을 모두 무시한 상황에서 오로지 중력을 발생시키는 질점과, 그 질점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또 다른 질점만을 가정한 이상적인 상황하에서 중력장을 발생시키는 질점이 끼치는 중력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즉 무한대의 거리까지 도망갈 수 있는 초속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도망가는 질점은 중력에 의한 속도감소(마이너스 가속도)말고는 일체의 추력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즉, 탈출속도의 개념 자체가 에너지 보존 법칙에 입각해서, 어떤 물체의 초기 운동에너지와 중력장내에서의 위치에너지가 같아지는 상황을 가정한 개념이고 그렇기에 지속적인 추진이 가능한 우주선의 비행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개념이라는 얘기이다.
일반적인 우주선은 초속도만을 가지고 비행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추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급적 적도 근처의 발사대에서 지구 자전속도의 도움도 받고, 공기 저항도 헤치고 나아가야 하며 그 밖에도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는 자잘한 실제 상황에서 필요한 조율도 존재한다.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좀더 단순하게 정리해 보자면, 탈출속도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상황은 야구배트로 딱 때린 야구공이라거나 드라이버로 친 골프공 같이 최초 속도만 가지고있고 추력은 없는 물체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기 위해 비행을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지, 자체 엔진을 가지고 계속 가속을 해가며 날아가는 물체, 즉 우주선에서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주선들이 상승하면서 내는 속도는 탈출속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속도일 뿐이다. 스페이스셔틀의 경우에는 궤도를 돌 때나 임무를 마치고 낙하할 때도 최고 속도가 마하 20(초속 7키로 근처)부근일 뿐이다. 그 외에 달에 가거나 화성에 가거나 심지어 태양계 밖으로 나아가는 우주선의 경우에는 자체 추진력에다가 지구, 달, 각 행성들의 중력을 이용한 플라이 바이 등의 비행기술로 추력을 얻어 날아가기에 좀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기초적인 고전역학의 개념을 자연과학을 현직에서 전공하면서 우주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게 옳은가 틀린가를 논의하는 글을 쓰는 사람조차 잘못 이해하고, 틀리게 인용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앞에서 인용한 글을 쓴 분을 모욕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이 탈출속도에 대한 오해는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이를 언급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잘못 인용하고 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런 간단한 개념조차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현실, 그 현실을 가능케 하는 우리의 교육구조의 문제, 또는 자신들이 배우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를 서로 토론하고 나눌 수 있는 문화가 없는 우리의 환경이 서글플 뿐이다.
거기다가 이런 인용이 포함된 글로 인해,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하늘에 그득한 수많은 위성을 쏘기 위해서도 소위 "탈출속도"이상의 속도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오해를 사게 되는 환경이 더욱 슬플 뿐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지구의 탈출속도는 초속 11.4가 아니라 초속 11.2키로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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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 물뚝심송(since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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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해한 것을 적어보면
2008/04/17 08:21다시말해 가속되고 있는 물체에서는 탈출속도 개념자체가 필요없다는 것인가? 초기에 받은 힘만을 가지고 운동하는 물체에 한해서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속도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는 애기지요?
제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군요
그렇죠. 정확하게 표현을 하신것 같습니다.
2008/04/17 11:06탈출속도라는게 사실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용하여 만든 개념이거든요. 초기 운동에너지가 지구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로 전환된다고 보고 계산하는 겁니다.
근데 엔진을 이용해서 추진을 해 버리면 초기 운동에너지에 새로운 운동에너지가 추가로 더해지는 건데 그렇게 되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겠죠.
사실 탈출속도라는 것은 우주선 공학에서는 전혀 안 쓰이는 수치입니다.
아. 그렇군요.
2008/04/17 13:48학교에서도 이런 내용은 배우지 못했던 것 같은데...
새롭게 알게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