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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초무침

음식 2008/04/15 23:25 by 알밥




블로그에 음식얘기를 쓸 때마다, 혹은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굉장히 잘 작성된 음식관련 포스트를 볼 때마다 이건 음식으로써는 실패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핵심은, 음식은 맛있게 먹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지 사진찍고 올리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사진에 예쁘게 나오기 위해서 재료부터 잘 세팅해서 사진찍고 하다보면 정작 조리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반적인 룰을 벗어난 글을 하나 써 본다.

최초의 발단은, 매운탕 끓이는데 쓰려고 미나리를 사러 가는데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좀 떨어진 대형 할인점에 가기가 귀찮아서 동네 슈퍼 레벨의 가게에 가는데에서 시작되었다. 미나리를 사고 싶었는데, 이건 뭐 와장창 규모로만 팔고 내가 필요한 한 주먹 분량은 팔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온게 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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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 많다. 그래서 급조, 아니 거의 날조로 준비한게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

그래도 딴에는 봄철 미나리의 싱싱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몇 컷 더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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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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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지방에 내려와 혼자(사실은 선배하고 둘이서)지내는 마당에 저 분량의 미나리를 소화할 재주는 없다. 결국은 냉동실에 쳐박혀 있던 오징어까지 꺼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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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손질해서 얼려 놓은 것이라 녹이고 나니 때깔이 그리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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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목표는 미나리를 살짝 데치고, 고추장, 고추가루, 식초, 설탕 등으로 잘 버무린 미나리 무침을 생각한 것이다. 거기다가 데친 오징어를 섞어서 잘 무치면, 봄철의 향기 미나리와 함께 졸깃한 오징어를 살을 맛볼 수 있는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근데.. 이거 장난 아니다. 미나리 이 정도 분량이면 한접시 두접시 레벨이 아니다.

아얘 김치 담았던 통을 꺼내서 왕창 담기로 한다. 오징어 한마리 반을 몽땅 데치고, 미나리는 초특급으로 살짝 데쳐내고 이런 저런 양념(혹시 따라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니 고추장, 식초, 설탕, 물엿, 통깨, 참기름, 약간의 간장 등을 넣었다는 것은 알려 드린다. )을 넣고 버무렸다.

맛은 어땠을까? 뭐 날조한 요리가 맛까지도 최고~ 였다고 주장하면 구라라는거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눈치 깔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싱싱한 미나리 향에 봄철의 맛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려고 하는데..

사실 먹느라 바빠서 완성품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의 사진을 못 찍었다.

바로 이게 진짜 음식만들기의 기본이라니까~~


그래도 미안하니까 오늘 저녁으로 먹은 독신자(사실은 기러기아빠)의 상차림을 공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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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찮아서 김치나 젓갈을 다 빼본다.

좌측 아홉시 방향부터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 삼겹살 수육, 상추-깻잎-마늘 트리오-콩나물국-약간의 흑미가 섞인 잡곡밥이다.

가운데에는 보쌈수육을 먹기 위한 쌈장과 새우젓. 족발 시켜 먹을 때 가져다 준 양념통을 재활용해서 계속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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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문제의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의 접사 사진이다. 보기에도 맛있게 생기지 않았는가? 하지만 하루가 지나서 그런지 미나리가 시들시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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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식구가 많지 않은 경우, 신선한 채소의 공급이 제일 곤란하게 된다. 마트에 매일 갈 수도 없고, 한번 사오면 포장 단위가 너무 커서 상당부분을 버리게 된다. 그래서 결국은 최대한 보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밀폐용기에 이거저거 담아서 보관해 놓고 먹기 마련이다. 그래도 나름 싱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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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국은 술먹은 다음날 아침에도 좋지만 이런 식단 처럼 찌개류가 없을 때 간단히 끓여 먹기가 참 좋은 것이다. 혼자 음식 해먹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은, 절대 욕심 부려서 생콩나물 사오지 말고 손질까지 다 된 것으로 소량으로 사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나 남자들의 경우 콩나물 손질하다 보면 성질 버리기 십상이다.

콩나물 국은 대충 대충 끓여도 국물이 시원하고 떠먹기가 좋다. 어지간한 기간동안 보관했다가 아무때나 먹어도 좋으니까 장복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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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문제의 보쌈이다.

전에는 보쌈을 목살로 많이 한 거 같은데 요즘에는 보쌈고기 달라면 삼겹살을 준다. 그게 조금더 기름지긴 하지만 부드러워서 먹기가 더 좋다. 그래도 목살로 삶은 보쌈이 더 좋은 면도 있는데..

하지만 이 동네 슈퍼내의 정육 코너의 아저씨가 권한 삼겹살로 만든 보쌈이다. 보쌈 고기 달라고 했더니 500그람만 사는데도 계피, 당귀, 등등의 한약재를 아주 조금 비닐에 담아 서비스로 준다.

보쌈 삶을 때는 집집마다 다른 방법을 쓰지만, 저 보쌈의 경우 들어간 재료는 이렇다.

양파 반개, 대파 대충, 통마늘 몇개, 생강은 없어서 포기, 된장 반스푼, 청양고추 두개, 홍고추 두개, 후추가루 약간...

피빼는 시간이 귀찮아서 일단 맹물로 살짝 한번 삶고, 물을 삭 빼버린 다음에 찬물로 다시 헹군후 재료를 다 넣고 다시 삶았다.

솔직히 대충 삶아도 어지간히 예민한 사람 아니면 냄새 잘 못느낀다. 커피도 넣어 봤는데 색이 너무 진해서 좀 그렇다.

이렇게 해서....



원래 미나리 얘기로 시작했다가 돼지고기 수육으로 끝나는 두서없는 음식 얘기는 막을 내린다.

솔직히 제때 제때 세팅해서 사진 찍는거..

조낸 구찮다.




물뚝심송@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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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lbablog.kr 알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수육 삶을 때 무도 썰어서 바닥에 깔은 것을 빼 먹었다.

    2008/04/15 23:34
  2. 독신자예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신자... 하긴 가정에서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지면 유부남도 총각된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2008/04/19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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