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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게 당최 자료가 마땅치 않다.
 
우선 언론중재위 결정문을 봐야되는데 이게 달랑 당사자인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림부)와 MBC 두 군데만 보내놓고 중재위 홈페이지에 게시하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언론중재위 결정 보도문 내용〉

다음과 같이 보도합니다. 본 방송이 지난 4월 29일 방영한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안전한가?’ 제하의 보도 중 주저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영상과 관련하여 그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또한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대사장애, 골절, 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되었던 아레사 빈슨에 대해서는 5월 5일 미국 농무부에서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중간발표가 되었습니다.

한편 한국인의 MM형 유전자 때문에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와 관련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유전자형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는 유일한 인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07년 6, 7월에 두 개팀 8명이 미국 현지 도축장 등에서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다고 밝혀왔습니다.



다 른 부분은 몰라도 언론중재와 관련된 결정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널리 알려야" 한다. 왜냐하면 언론중재의 대상이 "널리 알리는 행위"와 그 결과로 "널리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이며, "잘못 알려진 상황"을 교정하기 위한 언론중재제도의 효용이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중재와 관련된 결정은 언론중재위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즉시적으로 공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를 아무리 싹싹 뒤져도 그런 결정을 공지하고 있는 메뉴를 찾을 수가 없다.
 
농림부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PD수첩측에서 "언론중재위 결정문 어디에도 '정정', '반론'이란 말은 없다"고 발끈하고 있는 걸 보면, 소위 "결정문"에 어떤 하자가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번 경우 농림부의 조정신청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지만, 합의되는 조정이나 중재의 경우 그 결정의 제목은 "정정보도문" 혹은 "반론보도문"이라고 명확하게 적시되기 때문이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로 이루어지는 "직권결정"의 사례문을 찾을 수 없어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합의에 의한 결정문의 예로 보면 이번 경우에도 "정정보도문", 혹은 "반론보도문"이라고 명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D수첩의 반발(사실을 쌩무시~~)을 볼 때, 언론중재위가 결정의 요체는 명시하지 않은 채 농림부의 신청내용을 고스란히 옮겨담아 "결정문"이랍시고 내놓은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소위 결정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것은 정정보도 혹은 반론보도를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특정 내용을 (PD수첩의 이름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하는 보도지침과 다름없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보도를 "지시"한 내용은 4가지이다.
 
1. 주저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영상과 관련하여 그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또한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대사장애, 골절, 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2.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되었던 아레사 빈슨에 대해서는 5월 5일 미국 농무부에서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중간 발표가 되었습니다.
 
3. 한편 한국인의 MM형 유전자 때문에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와 관련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유전자형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는 유일한 인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4. 또한 2007년 6, 7월에 두 개팀 8명이 미국 현지 도축장 등에서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다고 밝혀왔습니다.
 
1, 2번은 이미 이런 결정이 있기 전에 PD수첩 광우병 2차 방송에서 그런 내용의 방송으로 인한 오해가 퍼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여 능동적이고 구체적으로 방영했던 내용이다.
 
따라서 이런 내용을 다시 방송하라고 하는 것은 "자발적인 방송" 이외에 중재위 결정에 의한 "공식적인 방송"을 한 번 더 할 것을 "지시"하는 것이다.
 
3번과 4번은 이미 방송(보도)된 내용에 대한 정정이나 반론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이 제도의 취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농림부가 널리 알리고 싶은 내용을 "PD수첩의 이름으로 방송할 것"을 "지시"하는 것이다.
 
언론이 "이명박은 천억대 부자다"라고 보도했을 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것을 정정보도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명박측이 거기에 덧붙여 "사실은 매년 상당액을 기부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리고 싶다고 해서 그것까지 보도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모든 내용을 살펴볼 때 언론사로 하여금 정부가 원하는 보도를 하도록 강제하는 5공시절의 보도지침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대립하는 언론중재사건에 있어서 중재위가 중립적인 입장을 벗어나 신청인의 입장에 어느 정도 경도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실이 알려지는" 메커니즘에 관한 한 언론은 대체 불가능한 권력을 보유하고 있고, 위에서 말한대로 최대한 구제한다고 해도 그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보도된 사실의 오류를 교정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고자 하는 언론중재 제도의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 이번 경우는 그 원칙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나 있다.
 
나는 올 4월 최성 전 헌법재판관이 언론중재위원장으로 임명된 점에 유념한다. "경국대전"을 들어 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던 그의 전력으로 보아, 언론중재위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중재"가 아닌 "심판"으로 오인하고, 그 '심판'에 기존의 권위를 붕괴시키는 모든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따라서 앞으로도 정부와 언론의 충돌이 있을 때 그런 오인을 기반으로 이번 경우와 같이 본질을 벗어나 정부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심판"을 내리고 2MB식 보도지침을 남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본다.
 
이번 경우와 앞으로의 행보가 심히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구시대의 몰락을 재촉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삽질이 될 것이므로 굳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코코@찌질넷


편집자 주 : 혹여나 "보도지침"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을 위해서 한말씀만 덧 붙이자면, 옛날 옛적에(한 이십년전 혹은 그 이전)는 언론사들이 보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를 모르던 순진한 어린이들같아서, 정부에서 이건 이렇게 보도하고 저건 저렇게 보도하라고 일일이 알려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 보도하지 말라는 것은 하나도 보도 안하고 말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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