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노무현을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을 하던 사람들의 심정을 속속들이 이해해 가고 있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 그것도 정상적인 직선과정을 거쳐서 선출된 정당성 있는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그런 감정적인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일까~ 하고 의아해 했던 것들이 이제 하나하나 가슴 저 깊숙하고 낮은 곳에서부터 이해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들은 노무현이 쪽팔렸던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기준들 중 그 어느것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노무현이라는 자연인이 이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몸서리치도록 쪽팔렸던 것이다.
대학을 나왔나, 잘생기길 했나, 돈이라도 많은가, 권위라도 있는가, 이건 뭐 길거리에서 최루탄 냄새맡고 지랄하던 촌놈 잡배가 미쳐서 지랄하는 노사모를 등에 업고 떡하니 청와대 봉황 밑에 앉아 있으니 그 얼마나 쪽팔릴소냐.
내가 그리도 염원하는 바람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다가 집에 모셔 놓은 대학 졸업장하나도 없는 넘이..
내가 그리도 바라마지 않던 땅도 없고, 돈도 없고, 그 잘난 명품하나 못 쓰는 넘이..
나를 지배하고 나를 컨트롤하려면 최소한 귀족은 못 되어도 귀족 냄새라도 풍겨야 하거늘, 이건 무슨 된장찌개같은..
그랬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노무현이 미달한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 자기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고, 그 기준을 무력화시키는 노무현이 그냥 마구마구 쪽팔렸던 것 같다.
이제와서는 내가 쪽팔리는 중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합리적이어야 한다. 사람은 모름지기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사람은 모름지기 솔직해야 한다. 사람은 모름지기..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기준들을 깡그리 무시해 버리는 이메가가 쪽팔려 죽겠다.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그가 하는 발언 하나하나가 나를 쪽팔리게 만들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다보니 이제와서는 그의 얼굴만 봐도 소름이 끼치도록 쪽팔리고, 화장실에 앉아서 딸딸이 치다가 문이 벌컥 열려서 들킨거 마냥 쪽팔려 죽을 지경이다.
그렇다면.. 혹시나 내가 가진 기준이 잘못된거 아닌가?
에이.. 아니잖어~ 학벌 중시하고 돈 좋아하고 귀족 핏줄이고 뭐 이런거 보다는 합리적, 대화, 소통 이런게 훨씬 더 좋은 기준 맞잖어~
물뚝심송@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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