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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분토론을 보고 - 1

정치 2008/06/13 10:50 by 알밥




토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뱅뱅 돌기만 했고, 아주 지루한 시간이었다.

서로 근본적인 가정이 다른 상황에서, 자꾸만 실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들이대면서 얘기를 하니 그럴 수 밖에.

거기다가 한몫 더 한것은 최재천의 자기자랑인데, 이는 상대로 하여금 "너라는 인간도 역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떠드는 거 아니냐~"하는 비웃음을 사기 딱 좋은 수준이라고 밖에.. 왜 매번 하는 소리가, "그것도 제가 진작부터 지적하던건데~" 일까. 17대 국회에서 그렇게 열심히 지적하고도 뭔가 제대로 이루어 놓은게 없으니, 스스로 말뿐인 정치인이라고 욕먹을 내용을 그렇게 떠들고 싶을까 싶다.

내가 보기에 중요한 문제 두가지에 대해서 두편의 글로 적어 본다.

하나는 이 재협상 문제는, 사고가 터진후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처리 상황이라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건간에 사고가 터지면 해결책을 논의한다. 사고의 본질을 파악하고, 적절한 수습책을 생각한 연후에 사고의 책임을 묻는게 순서라는 것이다.

본질은 파악되었다. 이명박이 리드하는 행정부가 사고를 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여기에서의 어떻게에는 분명히 "누가"도 포함되어야 한다.

어느 조직도 사고를 치고 돌아온 당사자에게 문제의 해결이라는 임무를 맡기지는 않는다. 그것은 사고의 원인이 그야말로 과실도 아닌 천재지변이고, 당사자들이 문제해결에 관한한 유일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때에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다. 그 외에는 절대로 사고친 넘에게 수습하라고 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협상 불가론자들의 주장에는 근본적으로 이 행정부와 이 대통령이 사고를 수습하는게 맞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거고, 자신들이 친 사고에 대한 책임은 의도적으로 덮어둔 채, 이제 자기들이 사고를 수습해야 되니까 너무 쪼지 말라고 사정하고 있는것이었다. 그나마 자기들이 "사고"를 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만족을 해야 되는 걸까?

근본적으로 이번 쇠고기 수입 협상은 "사고"가 아니다. 의도적인 범죄라는 것이다.

공무원 조직의 속성이 아무리 "영혼없는 인형"같은 존재라서 리더의 지시에 따라 아무 의문없이 수행하는 것을 덕목으로 친다 하더라도, 이전 정권에서 사력을 다해 30개월 이하만 수입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까지 개겨서 지켜온 선을 정권이 바뀐 후, 오밤중의 전화 한통에 모든 것을 내 줘 버린 현상은 어떤 변명으로도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최초 원인제공자로 비난을 받고 있고, 책임도 있는 노무현은 그간 30개월 이하 수입의 선이 지켜진 것은 농림부의 강경한 태도때문이었다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그 자신도 FTA비준을 위해 쇠고기를 좀더 열어주고 싶었다는 솔직한 고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대통령에게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30개월의 선을 지켜온 농림부가 무슨 이유로, 무슨 변화가 있길래, 자신들이 당하게 될 꼴을 대략 짐작하면서까지도 그렇게 허무하게 모든 것을 내 줬을까?

결국 이 "사고"의 책임은 정권이, 행정부 내부의 분위기까지도 한 순간에 싹 돌려놓을 정도로 무식하고 과격한 정권이 져야 한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사고의 수습과정에서 "누가, 어떻게" 라는 차원을 논의해 본다면, 적어도 이 사고의 의도적인 원인제공자 이명박은 빠져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직도 이번 협상은 옳았는데, 멍청한 국민들이 그렇게 싫다면 뭐~ 그들의 수준낮은 눈높이를 몰라뵈서 미안하다~ 이따위 소리 하고 있는 이명박에게 수습을 맡기면, 잠이 올까?

그래서 촛불을 들고, 이명박 퇴진을 외치는 것은 이번 쇠고기 문제 재협상을 위해서라도 옳은 사고처리 수순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명박 아웃을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이유중에 한가지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솔직히 기분 드럽게 나쁜 것은,

행정부 관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번 협상에 관련된 관료들의 아주 재수없는 태도인데, 이런 일을 실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 밖에 없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베어물고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이다.

맞다. 어느 국가나 훈련된 관료들은 구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고, 그들이 오랜 시간동안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얻은 직업적 감각은 단시간내에 다른 사람이 얻기가 거의 불가능한 법이다.

하지만 말이다. 그 따위로 사고 치고 돌아오는 전문관료따위는 한칼에 잘라버릴 수도 있는게 정치다. 이 땅위에서 정치적 권력의 최종 주인은 바로 당신들 관료들에게 두둑한 월급봉투, 아니 계좌에 찍히는 동그라미 많은 숫자를 지불하는 우리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물렁한 대통령이면 자기 밥그릇 챙기느라 개기고, 대통령이 똘아이 같으면 납작 엎드려서 무조건 이방 목소리로 "눼눼눼~" 하면서 버틸 요량이라면 너는 돈주면 무슨짓이든 할 수 있는 똘마니(창녀라고 쓰려다가 성차별 문제가 떠올라 고민한 결과 뽑은 단어다.)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너희 자식들이 너희를 어떻게 볼지, 참 가련하기까지 하다.



한가지 더 있다. 이어지는 다음 편에..




물뚝심송@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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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백분토론을 보고 - 2

    Tracked from ALBABLOG  삭제

    이어지는 문제는 재협상 관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자꾸 내귀에 들려오는 단어는 국제법이라는 놈이었는데, 우리나라의 관료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글로발라이제이션이 잘 되어서 국제법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최재천이 멍청하게도 EU vs 미국의 성장호르몬 사건을 얘기하다가 캐발렸는데 (일시적 후퇴는 개뿔, 자료 챙기는 보좌관을 자르던가 직접 준비하던가 했으면 좋겠다. 직접 준비할 능력은 되는지 모르겠지만...

    2008/06/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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