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개부처의 장관을 교체하고, 기획재정부 최중경 차관을 경질하였다. 당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의
개각을 약속했던 대통령의 발언은 또 다시 허언이 되고 말았다. 대국민 발언을 하고나면 곧장 전혀 다른 짓을 하는 정권으로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다. 이번 개각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강만수 장관 유임이 아닐까 싶다.
최중경 차관의 경질.
최중경 차관의 경질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본다. 본인의 입장에서는 장관을 대신해서 책임지는 것으로 억울한 생각이
있을지 모르지만 스스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외환시장 개입에 대하여 항상 강경론자였다는 점으로 미뤄 그가
정권초 외환시장 개입을 주도했을 것임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이미 2003년 이헌재 장관시절에도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엄청난 비판에 직면한 일이 있었다. 당시 그는 외환시장에
대한 실무적 책임자였으나 비난은 이헌재 장관에게 돌아갔다. 내수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환율을 방어하여 내수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환율방어에 결과적으로 실패까지 하여 국고를 무려 10조원이나 탕진하기도 하였다.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면 수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환율조작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국가신인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물가상승으로 내수경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탄성이 인위적
개입을 압도하면 손대지 않은 것보다 더욱 환율이 변동성을 갖게된다. 외평채의 이자도 국고에서 부담해야 하고, 사들인 달러가 더욱
하락하여 평가손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 2003년의 잘못을 또 저질렀다. 물론 당시의 개입보다 훨씬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었다. 각종 원자재의 가격도 폭등하고 국제 곡물가격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었다. 그래서 2003년의 외환시장 개입보다 이명박 정권 초기의 개입이 더욱 심각하고 한심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국내물가는
대외요인보다 훨씬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 지금 상승한 물가의 상당부분이 바로 초기의 외환시장 개입에 있다.
이제 환율이 너무 오르자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낮추려고 한다. 초기와는 반대로 시장개입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섰다.
구두개입이 아닌 실질적 개입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은행까지 동조하고 나섰다. 초기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개입은
필요성이 훨씬 줄었을 것이다. 그 책임이 최중경 차관에게 상당부분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당연히 경질되어
마땅하다.
강만수 장관은 책임이 없을까?
강만수 장관은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중 한사람이다. 당시 재경원 차관이었으니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당시도 역시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일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정권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집권세력의 욕심이
작용하여 무리하게 환율을 통제하려 했던 것이다. 국민소득을 달러로 계산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일인당 1만달러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론 외환위기의 부분적 이유일 뿐이지만 그책임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이번 정권이 들어서며 외환시장 개입이 매우 부적절하게 이루어진 것도 차관이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관의
재가가 없이 과연 그렇게 부작용이 많은 일을 저지를 수가 있겠는가? 강장관이 함께 했던 일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청와대까지 수출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팔걷고 나선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간다. 강장관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강만수 장관이 경질되어야할 이유.
첫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경제수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대단히 중요하다. 경제는 종종 심리가 실물을 지배하는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심리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외환시장 개입이나 물가문제에 대하여 이미 시장에서 강만수 장관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이다. 그가 장관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시장은 부정적 반응을 하기 마련이다.
둘째, 자신이 승인하였을 일을 부하에게 떠 넘기고 살아남는 장관은 영이 서지 않는다. 후임 차관이 누구라도 문제가
생기면 장관은 살아남고 아래사람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제1차관만의 문제이겠는가?
기획재정부의 많은 부하들이 장관에 대하여 묘한 반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래서는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획재정부를 이끄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셋째, 고소영 내각의 핵심이다. 강만수 장관은 30년전 소망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서 그 동안 깊은 신뢰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공약도 그가 만들었으며 조각시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그는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판의 핵심인물인 것이다.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은 고소영 내각을 여전히 유지하려는 의지가 담긴 유임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다. 적어도 대통령이 능력에 따라서 인사를 한다는 노력을 보이려면 반드시 경질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넷째, 정권이 연일 경제환경이 어렵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때이다. 당연히 지금은 가장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인물을 기용하여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할 때이다. 촛불집회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는 헛소리를 할 시기가 아닌 비상한 시기이다. 이런
때 수십년전 흘러간 노래를 다시 들으며 콧노래를 웅얼거릴 때가 아니다. 변화한 국제환경과 국내경제의 구조를 적절히 이해하는
새로운 인물이 경제를 맡아야 당연하다. 외환위기 때의 관료를 지금 다시 장관으로 기용한 대통령의 생각자체가 시대와의 부조화가
아닐 수 없다.
다섯째, 국민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서 최대한 대폭개각을 해야 할 때이다. 지난 4개월의 국정난맥상은 역사상 찾아보기가
드문 일이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있는 것처럼 머리속이 어지럽다. 국민은 정부의 정책 하나하나를 모두 의구심과 걱정어린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다고 약속한 것도 바로 그런 국민의 불신을 의식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각을 전면개편하여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려 노력해야 당연한 일이다.
이번 개각을 소망교회 친구살리기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면 강만수 장관은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우려를 덜기 위해서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장관이 기획재정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경질은 피할
수 없다. 실정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옳다. 부디 강장관의 경질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jkj비토세력@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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