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친박연대와 무소속 친박계 의원들을 모두 복당시켰다. 299석의 의석중 182석이 한나라당 차지다. 거기에
더하여 자유선진당의 의석을 합하면 무려 200석에 달한다.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는 같은 한나라당 출신이다. 성향이 비슷한
의원들을 모두 끌어들이면 단독으로 개헌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되었다.
유신의 추억.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는 온갖 술수를 다 사용하고도 겨우 김대중을 이겼다. 60만대군은 거의 공개투표를 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돈으로 표를 매수한 사례도 있었다. 관권선거가 판을 쳤다. 할 수 있는 부정선거의 기법은 거의 모두 등장한
선거였다. 인구구성상의 유리함을 누리기 위해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쉽지않은 승부였고,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영구집권에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1972년 10월 악명높은 유신헌법이 등장하였다.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고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을 선출하여 그들을 장충체육관에 몰아넣고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선거의 득표율이 95%가 넘는
이상한 선거는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국회의 안정의석을 위해서 국회의원의 1/3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제도도 도입하였다. 모든 것은 박정희의 마음에
달려있었다. 71년 대선에서 김대중이 걱정하던 총통제가 그 완성을 본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박정희를 찬양하는 노래를 지어서
부르도록 강제하였다. 민주주의를 주장하던 인사들은 고문과 투옥은 물론이고 재판이 끝나자 마자 곧장 사형을 집행해버리는 포악을
저질렀다.
김일성의 영구집권에 맞서는 박정희의 영구집권이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정경유착은 극에 달했고, 공산주의 계획경제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관이 모든 시장을 통제하였다. 경찰이 자를 들고 무릎과 미니스커트의 사이를 재고, 가위를 들고 다니며
장발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기 일쑤였다. 막걸리 먹다 정부에 대하여 투덜거린 촌부가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추가루물을 마셔야
했다.
한마디로 말과 숨소리까지 정부의 눈치를 보고 허락을 받아야할 지경이었다. 당시의 형사죄목에는 국가원수 모독죄가 있었다.
이 쯤되면 박정희는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었다. 그의 독재는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교묘한 용어로 포장되었다. 간첩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실제로 간첩인 경우와 간첩조작 사건이 뒤범벅이 되어 구분조차 어려웠다.
그리나 국민은 저항하였다. 1979년 부마항쟁은 유신과 국민의 싸움이었다. 야당지도자인 김대중은 가택연금, 김영삼은
의원직 제명으로 어떤 정치행위도 못하게 되었다. 국민의 저항이 점점 거세지던 시기에 중앙정보부장 김제규는 궁정동 안가에서 향락을
즐기던 유신의 심장부를 겨냥하여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유신의 종말은 바로 박정희 영구집권의 완성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그는
대한민국의 왕이었다.
18대 국회를 바라보며...
18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가 있는 구도이다. 야당은
최소한의 견제능력도 상실한 상태이다. 국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1/3에 달하는 유정회 의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던 유신시대를 제외하면 이러한 일방적 국회구도는 없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 국회, 광역지방 자치단체, 광역의회,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까지 거의 모두를 완벽히 장악하였다.
게다가 이른 바 조중동은 철저히 한나라당의 편을 들고 있다. 점차 공중파 방송에 대한 장악도 시도되고 있고, 곧 장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무엇도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을 수가 없다.
청와대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촛불의 위력에 눌려 사과를 두번이나 하고도 곧장
태도를 바꾸곤 하였다. 경제정책상의 오류를 노출하고 이미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강만수 장관을 경질하지 않고 버틴다. 경찰의
폭압적 촛불탄압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구도에서는 청와대의 생각은 곧장 국회와 각 지방자치단체까지 지배하게 되어있다.
이러한 구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대단히 심각한 것이다. 물론 국민이 스스로 투표에 의하여 결정한 구도이지만 매우
잘못된 것으로 후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하겠다는 일이라면 국회는 당연히 입법에 앞장설 것이다.
조중동은 물론 점차 방송까지 거기에 장단을 맞출 것이다. 야당은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불안을 느낀 국민이 자꾸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국민은 거리로 나와서 항의하고, 야당은 국회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겉돌 수 밖에 없다. 유신시대의 거리와 야당의 모습으로 환원될 가능성조차 있어 보인다. 과연 무엇으로 이들의 독선과 일방통행을 막을 수가 있겠는가?
집권세력은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그토록 철통같은 유신도 국민의 저항에서 시작되 무너졌다. 일방적 폭압으로 민심을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전두환과
신군부의 폭압도 역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여 무너졌다. 민심과 맞서는 정권은 그렇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집권세력이 명심해야
할 부분은 바로 민심이다. 민심에 거스르는 모든 행위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이제 모든 권력을 장악하였으니 대의민주주의의 참 뜻을 존중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주권자가 위임한 권력은 과도한
횡포를 부리면 주권자가 회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위임된 권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구 휘둘러도 된다는 허락이
아니다. 주권자의 의중을 살피고 그 뜻에 거스르지 않게 사용해야 한다. 그 것이 진정한 대의제의 취지이다.
청와대는 자신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으로 국정을 이끌려고 해서는 안된다. 항상 국민의 의사를 살피고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일 대통령의 철학과 국민일반의 생각이 다르다면 국민일반의 생각이 우선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국민은
끌고갈 객체가 아니라 존중받아야할 주권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는 대통령의 거수기가 아니다. 같은 당이라고 옳지 않은 일에 청와대의 거수기노릇을 하다가는 국민에게 영원히 외면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다.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뜻보다 청와대 눈치를 먼저 보는 자들은
미래가 없다. 스스로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대통령의 심부름꾼을 국회에 보낸 것이 아니다.
국민을 대변할 헌법기관을 선택한 것이다.
언론기관도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력의 시녀노릇을 해서는 존립의 명분조차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한 시도
잊어선 안된다. 거대권력을 적절히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가장 기본적 의무이다. 권력과의 야합은 이미 국민적 저항을
유발하고 있다. 국민은 거짓과 왜곡으로 속일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설자리를 잃고 소멸될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확실히 모든 권력이 한나라당으로 통한다. 그 자체로 국민의 불안감은 점점 고조될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부디 국민이 걱정하는 일방적인 폭압정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유신의 폭압이 무너진 것을, 신군부의 폭압이
민중의 저항에 무릎을 꿇은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 마치 유신시대의 입법부와 같이 18대 국회가 불안하다. 국민이
부득이 저항권을 발동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주권자의 의사가 존중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
jkj비토세력@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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