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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2 - [문화/여행] - 이라크 에르빌 방문기 -1-
2008/05/23 - [문화/여행] - 이라크 에르빌 방문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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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6 - [문화/여행] - 이라크 에르빌 방문기 -4-
2008/07/20 - [문화/여행] - 이라크 에르빌 방문기 - 5
2008/07/21 - [문화/여행] - 이라크 에르빌 방문기 -6-



9.     에르빌은 떠나기도 힘들어~~

 

    어느덧 13일간의 이라크 출장 일정을 하루 남겨 놓은 날 저녁이 되었습니다.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데,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각종 편의를 봐 준 U그룹으로부터 온 전화였죠. 내일 오후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그 다음 가능한 항공편은 언제가 될 지 내일 오후에나 알 수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번에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였고 오직 이스탄불-에르빌 노선만 갖고 있는 작은 항공사이기 때문에 비행기가 고장이라도 나면 대책이 없는 것이었겠죠.

    급히 호텔 프론트로 전화해서 내일 하루 객실사용을 extension하겠다고 했더니, 프론트 직원 왈…”이미 다 처리해 뒀습니다. 제가 천재 아닙니까?”……아마도 비행기가 결항이 되면 호텔에서도 곧 바로 알게 되나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정에 없는 하루를 더 에르빌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약속도 없고 해서 U그룹 사무실로 가서 점심이나 얻어 먹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기념품이라도 살 까 해서 호텔 부근에 있는 새로 생긴 작은 백화점엘 들렀습니다.

    거의 모든 제품이 중국, 터키, 이란 등에서 수입한 제품이었고, 쿠르디스탄이나 에르빌을 기념하기 위한 상품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Citadel 사진을 넣은 페이퍼웨이트가 보이지 뭡니까. 그 옆에 나란히 Zakho Dalal Bridge 사진을 넣은 페이퍼웨이트도 보이고요. 가방이 너무 무겁지 않을 정도로 몇 개 샀습니다. 1개에 대략 7불쯤 하더군요.

 

    총리실에 근무하는 Mr. Nawzad가 형인 무임소장관 비서관을 하는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자고 호텔로 왔습니다. 호텔 원형식당 바깥의 잔디밭에 테이블을 놓고 맥주와 야채샐러드, 양고기, 생선요리 등을 시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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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별의 정을 나누며 맛있게 먹다 보니 에르빌의 하늘에도 이렇게 초승달이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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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정오에 출발하니, 아침 식사를 마치자 마자 공항으로 출발해야 시간이 맞습니다. Mr. Nawzad가 우리를 공항까지 태우고 가려고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느닷없이 제 손에 작은 선물을 하나 주더군요. 와이프 선물이라고^^ 열어보니 쿠르드식으로 조각한 금반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8,000불이 넘는 호텔비도 모두 계산을 끝냈더군요. 다음에 자기가 한국에 오면 갚아달라면서 말입니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9시였고, 허리띠 풀고 구두 벗고 검색대를 통과했더니, 큰 가방을 열어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제 가방은 구형 Delsey인데 양복과 와이셔츠를 정리하게 되어 있는 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방검색하는 요원이 잘못 만져서 양복 2벌과 와이셔츠 5벌이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12시에 출발한다던 항공기는 활주로에 보이지 않고 12 20분이 되어서야 안내원이 자리를 돌면서 비행기가 밤 9시쯤으로 연발하겠다면서 양자간 택일하라고 했습니다.

  -공항에 남을래? 비행기표 보여주고 음식을 마음대로 시켜 먹을 수 있다.

  -아니면 여권 맡겨놓고 시내로 나갈래? 저녁 7시까지 오면 된다.

 

아무것도 없는 공항에 무려 7시간을 버티고 앉아 있기 보다는 우리는 자이툰 부대에 가서 짬밥도 먹고 시간을 때우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그 날이 금요일(이 곳은 금, 토가 휴일입니다)이어서 Mr. Nawzad가 우리를 공항에 떨궈놓고 바로 고향인 Zakho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를 태우고 나갈 차가 마땅치 않았죠. 하는 수 없이 U그룹으로 전화를 해서 차를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U그룹의 차를 기다리면서 공항 전경 한 컷햇빛이 너무 세서 사진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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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캠프내로 들어가니 1시가 넘었고, 점심식사 시간이 끝난 때였지만, 우리는 서둘러 Mess Hall이라고 쓴 대형천막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늦은 식사를 하는 장병 몇이 있었기에 다짜고짜 가슴에 Nepal이라고 명찰을 단 사람에게 밥 달라고 했더니, 식사시간이 끝났다며 돌아가라고 하네요. 갑자기 절박감이 제 가슴으로 마구 밀려 오는 겁니다. 안 된다. 예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라는 비장함으로 돌아서는 Nepal 일꾼에게 말했습니다. 나 조낸 배 고프다. 밥 가져와라”……이 친구 아까와는 180도 바뀐 태도로 오케이하고 바로 트레이에 밥과 반찬을 잔뜩 담아 내 오더군요. 나중엔 닭튀김까지 내 놓습디다. 진정 원하면 얻어진다는 거~~……

 

볶음밥, 두부국, 돈까스, 김치, 오이, 마늘짱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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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내 온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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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엔 닭튀김까지 아낌없이 내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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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 Hall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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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김치 먹고 배가 부르니 여유가 생겼습니다.


외교부 에르빌 연락사무소에 인사차 들렀더니 며칠 새 넓은 막사로 이사를 했더군요. 마침 하찬호 주 이라크 대사가 자이툰부대를 방문하고 있었고, 캠프내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간담회가 있어 참석했습니다. 간담회는 주로 2~30명의 교민들이 건의하고 하대사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약 30분간 이어졌는 데, 주로 교민들의 캠프 바깥 활동을 자유롭게 해 달라는 건의가 많았고, 대사의 답변은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어 다시 공항으로 돌아온 시간이 7시쯤이었는 데, 9시쯤 되어 다시 비행기가 이스탄불에서 연발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이쯤되면 승객들 중 화를 낼 만한 사람이 한 둘쯤 있을법도 한데 모두 그러려니 하는 모습이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 처럼 보였죠. 11가 되어 체크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도 또 혁대 풀고, 구두벗고 검색을 받았습니다. 비행기를 탄 시간은 새벽 1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한 시간 320, 짐이 늦게 나와서 공항 부근 호텔로 들어 온 시간이 새벽 4시였습니다. 에르빌 가는 길에 이스탄불 구경을 못했으므로 서울 가는 길에는 보스포러스 관광이라도 하겠다는 계획에 확실히 금이 간 셈이었죠.

 

이스탄불-에르빌 항로는 쿠르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항로라서 검색도 까다로울 뿐 아니라, 비행기도 단 한대로 운항을 하기 때문에 결항이나 연발이 빈번하다는 다른 승객들의 얘기를 참고해서 다음에는 오스트리아 항공의 비엔나-에르빌 항로를 이용해야 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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