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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올림픽 축구 대표팀

스포츠 2008/08/12 13:17 by 알밥




올 림픽 축구대표팀이 이태리에 3:0으로 대패하였다. 당초 메달권 진입을 목표하던 것에 비추어 궁색한 처지가 되었다. 남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이태리가 카메룬에 대승하는 경우에만 8강진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온두라스에 대승을 거둘 가능성도 낮고, 이미 8강이 확정된 이태리가 카메룬에 대승을 하려고 노력할 이유도 없다. 사실상 탈락이다.
 
대진운도 그리 좋지는 못했다. 이태리나 카메룬이 사실상 우리보다 강팀이고, 온두라스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조추첨이 아주 잘돼서 약팀이 함께 속해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가장 약팀이라 할 수 있는 온두라스와 먼저 경기를 해서 첫승을 거뒀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강팀이 되어야 대진운도 좋아진다. 우리가 약팀으로 분류되는 한 강팀들의 틈에서 조별 예선을 치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실력이 그리 좋은 편에 속하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강팀들을 만날 수 밖에 없다. 각 조별로 어차피 강팀과 약팀을 나눠서 편성하기 때문이다. 사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우리 축구팀의 어려움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열심히 땀흘리고 노력한 선수들을 질타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니 오히려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더욱 필요하다.
 
그러나 몇가지는 분명하게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허술한 수비의 조직력은 늘상 지적되는 문제이다. 또 감독의 선수기용이나 전술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점들은 축구계의 풍토와 기본적 토양부터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 것이다. 고질적인 문전처리 미숙이나 골결정력의 문제는 새삼 거론할 생각이 없다. 확실히 골결정력이 높은 선수나 팀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찬스마다 골을 얻는 것은 아니며 엉뚱한 실축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린 초등학생들부터 포워드에게 조명이 집중되는 문화부터 틀렸다. 골을 넣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비수도 필요하고, 허리진도 필요하다. 그런데 주목을 받는 것은 항상 골을 넣는 골게터이다. 그러니 아무도 허리의 역할을 하기 싫어한다. 골키퍼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수비수는 거의 본능적으로 회피한다. 그러니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공격수의 자리를 차지하고 밀려난 선수들이 다른 자리를 담당하게 된다. 이런 풍토에서는 이태리처럼 수비잘하는 선수를 길러내기 어렵다.
 
홍명보 선수처럼 탁월한 능력을 가진 수비수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홍명보 선수도 역시 공격수중에서 수비로 전형한 경우이다. 어린나이에 두각을 나타내며 인정받는 선수가 되었고, 공격수가 아닌 수비를 맡게 되면서 더욱 재능을 인정받은 특이한 경우이다. 처음부터 수비만을 전문으로 익힌 선수들 중에는 재능이 탁월한 선수를 찾기도 어렵다. 항상 고질적 수비불안에 시달리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골 넣는 선수가 아닌 11명이 모두 자신의 역할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풍토로 바뀌어야 한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도 훌륭하다는 칭찬을 듣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공격수의 조연에 머물러 있는 한 한국축구는 수비불안을 항상 안고가야 할 것이다. 수비수가 수비를 잘하지 못하면 공격수가 마음놓고 공격에 나설 수도 없는 것이 축구이다.
 
골을 넣고 세러머니를 하는 선수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수비수, 찬스를 만들고 좋은 연결을 해준 허리진이 모두 잘해서 골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축구다. 공격수보다 더욱 주목받는 수비수가 많아지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려면 앞으로 몇년이 지나야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수비잘하는 선수가 없이 축구경기를 이기는 것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수비수에게도 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축구장과 그런 관중이 많아지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걸까? 선진국의 선수들은 동메달을 따고도 펄쩍펄쩍 뛰며 즐거워한다. 이에 비하여 은메달을 따고도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하는 한국 스포츠의 문제점과 함께 반드시 개선되어야할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또 감독의 작전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올림픽 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 선수들의 장단점과 전력수준을 가장 잘 이해하고 나름 최선의 전략을 적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큰 실패를 맛보고 말았다.
 
카메룬과의 1차전에서 우리는 선취골을 넣고도 수비위주의 소극적 작전일 펴다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태리와의 2차전은 더욱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수의 수가 상대공격수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골을 먹었다. 수비를 열심히 한다고 골을 피할 순 없다.
 
축구도 역시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의외성이 많다. 강팀이 약팀에게 지는 경우도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는 폴란드를 이기고, 포루투갈도 이겨서 16강에 진출했다. 이태리와 스페인을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전력과는 확실히 다른 의외성이 작용한 좋은 예이다. 아주 쉬운 일대일 찬스를 놓치는 유명한 선수들이 있다. 수비수들이 밀집한 상태에서 멋지게 골을 성공시키는 무명선수도 있다.
 
그러니 수비만 해서는 이길 가능성을 낮추고 질 가능성을 높일 뿐이다. 종종 전력이 딸리는 것으로 판단될 때 약팀의 감독들이 생각하는 수비위주의 경기운영은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11명 전원이 수비만 해도 골을 들어가기 마련이다. 아니 오히려 정상적인 경기를 운영할 때 보다 더욱 많은 실점의 위기를 맞을 뿐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다. 수비에 치중하면 할수록 상대방에게 공격을 많이 당한다. 공격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면 공격당할 일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정상적인 경기라면 찬스도 얻고, 위기도 맞게된다. 수비에 치중하면 찬스는 없고, 위기만 두배로 늘어난다. 축구경기의 의외성이 상대편 골문앞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자기편 골문앞에서만 일어나는 것이다. 수비치중 전략이 안되는 이유이다.
 
수비에 치중하며 엄청난 체력소모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수비전략의 문제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대 이태리전이 좋은 본보기이다. 상대진영에서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서지 않고 우리진영에 넘어온 후에만 적극적인 수비를 폈다. 전형적인 수비위주의 경기운영이다. 상대방은 자기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체력소모를 줄인다. 우리진영에 넘어온 후에는 신속하고 빠르게 공격을 감행한다. 체력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 이태리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다.
 
축구는 수비로는 이길 수 없다. 수비수가 많아도 골을 먹었다. 수비수가 정상적인 수자였다고 하더라도 골을 더 많이 먹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리가 공격하는 동안 상대도 수비를 해야하고 그만큼 공격자의 수를 순식간에 늘리기는 어렵다. 체력도 정상적인 경기를 했다면 결코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확실히 이번 올림픽 대표팀의 조별예선 두경기는 수비위주의 경기가 낳은 실패이다.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면 반드시 결과가 더 낳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전력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공은 둥글고 축구는 의외성이 있다. 그런 의외성이 일어날 가능성을 수비위주의 경기운영이 차단해버린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특히 선취골을 얻고 수비에 치중하다 동점골을 허용하고 만 카메룬전은 너무 아쉽다. 오히려 추가골을 노리며 정상적인 경기를 했더라면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축구의 고질병은 단순히 골결정력의 부재가 아니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모두 수비자리를 회피하는 것부터 문제이다. 강팀을 만나면 지레 겁을 먹고 수비에 치중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두가지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음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여전히 대진운이 나쁘다거나 경우의 수를 따지다가 탈락하고 말 것이다.
 
수비수도 얼마든지 대우받는 축구풍토를 만들어야한다. 강팀을 만나서 대패를 하더라도 당당히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한다. 그래서 스스로 강팀이 되어 약팀들과 한조에 속하는 날이 와야 할 것이다. 늘상 반복되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한국축구의 앞날에는 퇴보만이 있을 뿐이다. 5명이 수비하며 3명의 공격수에게 유린당하고 골을 허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격해서 골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당당한 경기를 보고 싶다.
j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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