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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담님께서 말린피자에 관해서 몇번 질문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 드립니다. 제가 대답을 드리지 못한 것은 사실 일종의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삼매님의 똥침을 찌르는 듯한 아픈 지적을 받고 나니 제가 생각해도 제 자신이 정말 비겁하고 못난 놈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기를 내서 답변 드립니다.
 
황양연 멤버들 간에는 공공연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물뚝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은 황양연 시절을 마치 한편으로는 고담준론이 오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학과 풍자 그리고 빈후걸 사진들이 넘쳐나는 게시판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사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 입니다.
 
오마담님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신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오마님이 가지신 높은 지적 능력을 고려해 볼 때, 오마담께서는 이미 알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황양연을 젖과 꿀이 흐르는 게시판으로 그리시는 분들은 그 30명이 넘는 멤버들 가운데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그 소수는 물뚝님, 삼매님, 비토님, 그리고 깃또님 정도일 것입니다.
 
다른 분들이 가끔 황양연을 긍정적으로 회상할 때도 있습니다만, 그 문장들을 자세히 읽으시면 무언가 어색하고 강요된 듯한 느낌을 쉽게 파악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사실 황양연 시절에 저희 대부분의 멤버들은 매일 엄청난 고통 속에 시달렸습니다. 비토님과 깃또님의 장문텔허, 물뚝님의 염장고문, 그리고 행동대장으로서 삼매님의 사진위협이 주는 그 고통은 필설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오마담님도 일전에 삼매님이 아파트 변소에서 하의를 내리고 변기에 앉으셔서 어깨에 힘을 잔뜩 주시고 눈을 부아리시면서 인상을 쓰시고 계시는 사진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오마담님, 생각해보십시오. 변을 보시면서도 그렇게 무섭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시는데, 하의를 올리시고 게다가 빨간 가죽잠바에 빨간 장갑, 그리고 빨간 가죽채찍을 들고 공포적인 인상을 쓰시는 삼매님 사진을 보신다면, 또는 어깨에 주는 힘과 그 공포적인 인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든 신체부위를 드러내는 삼매님의 사진을 보신다면 어떤 느낌이 들겠는지요? 그야말로, 그것이 부르르 떤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제가 술자리에서 본인으로 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황토방에서 폭포수 처럼 시를 쏟아내시던 후크님의 시심이 바닥을 들어낸 것도, 지하철을 타시면 그 부분에 통풍이 필요하게 되신 것도 다 황양연 시절에 당하신 이러한 고통과 그로 인해서 그 중요 부분이 너무 많이 부르르 떨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신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황양연 시절에 저에게 정말 힘든 고통을 주었던 것은 비토님이나 깃또님의 장문텔허도 삼매님의 사진위협도 아니었습니다. 어디 낚시가서 어떤 물고기를 잡아 어떻게 해드셨다거나, 어떤 아줌마의 초대로 어디 맛집에 가서 무엇을 드셨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시는 물뚝님의 염장고문만은 도저히 제가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오마담님께서는 저의 이러한 기분을 십분 이해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지금도 그날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찬바람이 쌩쌩부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전날 밤 여러잔 마신 커피로 속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배가 무척 고팠습니다. 그런데, 방에 남아 있는 먹을 것이라고는 이틀 전 어떤 발표장에서 남아 얻어 온 피자 조각 뿐이었습니다.
 
그 마른 피자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고났더니 배고픔은 가셨지만 불편하던 속은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그러한 상태로 황양연 구글방에 접속을 해서 글들을 읽고 있는데, 전날밤 물뚝님의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게되었습니다.
 
이것은 전날에 물뚝님이 낚시를 가셨거나, 아니면 어떤 아줌마로 부터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순간, 조만간 또다시 물뚝님의 염장고문의 글이 올라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의 불편한 몸상태로는 물뚝님의 염장고문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고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서 물뚝님께 간곡히 부탁 드렸습니다.
 
제가 마른피자 먹고 속이 안좋으니, 이번 염장글만은 다른 쓰레드에 말고 부디 제가 올린 이 쓰레드 밑에다 올려주십사하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제가 그 쓰레드만 읽지 않으면 물뚝님의 그 염장글을 피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물뚝님의 염장 글과 사진은 어김없이 올라 왔습니다. 게다가 저에게 돌아온 것은 동정과 위로가 아니라, 애꿎은 피자를 왜 말려 먹느냐는 핀잔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린피자는 황양연에서 어디를 가나 저의 꼬리처럼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이것이 마른 피자가 말린 피자로 바뀌고, 그것이 저를 규정하게 된 사연입니다. 그러한 과정에는 피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는 이러한 애끓는 사연이 있었던 것입니다.




심송팬@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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