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조금 이른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추석연휴가 짧은데다 왠만하면 일요일 교회출석은 빠지지 않는 동생내외와 어머니의 사정도 고려하여 한주 일찍 길을 나섰지요. 어렸을 때는 성묘가는곳이 늘 한 곳이었다가 어느날 두 곳으로, 나중에는 세 곳으로 늘어갔습니다.
갈 때마다 늘 꽃다발 하나를 놓고 가족이 예배 보는 동안 멀뚱멀뚱 아버지 생각을 해 봅니다. 어머니가 기도 하실 때는 우리 아들 딸 빨리 제 짝 만나게 해달라는 말을 빼먹지 않습니다. 그럴때마다 울컥 눈물을 비치시면 저도 이제 "안생겨효분파"를 탈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예배가 끝나고 나서 저는 괜시리 무덤의 잡초를 신경질적으로 뜯어 내버리곤하지요 ㅡ,.ㅡ
산에서 내려오는길에 어머니도 저도 눈물이 계속 났습니다. 실향민이 아니라면 선산이 있다면... 가계가 넉넉하다면... 마음을 진정하고 외할머니 할아버지의 묘소가 있는 통일동산으로 향합니다. 김영삼이 자기를 지지한 이북오도청에 하사(?)했다던 곳... 여하튼 그곳에 두분은 쉬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피곤한데 그냥 두 군데 갔으면 됐어라고 자꾸 뭐라 하시지만 저는 무조건 그곳으로 향합니다. 엄마의 엄마 엄마의 아버지가 계신 곳을 제가 어찌 그냥 지나가겠습니까? 빛바랜 조화가 쓸쓸해보였지만 다음 주에 올 삼촌들이 있으니 그냥 추도만 하고 돌아갑니다.
그렇게 세월은 가는가봅니다.
돌아가신 이후 늘 처음 들리던 아버지의 묘소는 용미리에 있습니다. 엊그제 벌초를 했는지 온통 풀을 베어낸 부스러기 투성이었지만 갈 때마다 왠지 맘이 따듯해지는 곳입니다. 공동묘지에 가서 맘이 따듯해지는게 이상할까요^^ 꼭 아버지 묘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어릴적 시골 살 때 양계장했던 뒷산이 마을 공동묘지였기 때문인지 묘지들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는 친 할머니의 벽제 산소입니다. 아버지는 묘소인데 할버니는 왠지 산소가 더 익숙하군요. 제가 태어나서 얼마 후부터 일년에 두번씩 한식 때와 추석 때 가던 곳... 십수년 동안(아니..수십년) 한번도 빠지지 않고 가던 곳... 이제 며느리와 후손에게 부담을 덜어주시겠다는 어머니의 바람으로 내년에는 유해를 수습해 화장을 합니다.내년 추석때는 올 일이 없을 곳...
이곳에선 그리도 두분께서 그리워하고 아버지가 그리던 북녘땅이 조금은 보입니다. 멀리 산그림자들이 북쪽의 땅.. 할머니는 돌아가시기전 오년동안 늘 평양 신태평으로 간다고 보자기를 싸시고 길을 나서시곤 했습니다. 남들은 치매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저와 맏딸이었던 어머니만은 알아보셨습니다.
돌아오는 자유로 끝에서 차를 내려 "난 운동도 해야하니 걸어 갈래"라며 괜한 짜증을 내고 그냥 강변을 걸어 집으로 향합니다. 어머니와 누나. 동생 식구는 각기 저와 다른 집으로 ... .
양화대교를 건너 강 남쪽으로 걷고 또 걷습니다.
여의도에는 수상택시라는 것도 있군요...
여의도에서 한강대교로 넘어가는 모래사장에 왠 새 한마리가 물가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그 새를 보며 한참이나 앉아 있었던거 같은데...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효대교의 모습도 아름답고..
근데 한강대교에서 반포대교 넘어까지는 둔치가 초토화 됐더군요. 오세훈시장의 치적쌓기가 진행되는것 같던데.. 환경친화 어쩌구 라고 써있는 조감도가 제눈에는 인공화가 심화된 정원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잠원동으로 해서 집 근처까지 왔는데 굴다리 아래 이해할 수 없는 게시물을 봤습니다. 이게 뭐지 큼...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의 맥주를 꺼내 조금씩 먹었습니다.
맛이 어떤지도 모른채...
인도새@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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