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절대로 악행을 저지를 수 없다. 희대의 악당인 히틀러는 따라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님은 자명하다. 최근 공개게시판에 올라온 어떤 분의 주장이십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써 첫 번째 명제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위의 명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절대로 악행을 저지를 수 없다.”가 참이라면 이 세상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없었으며,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명제하에서는 히틀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당사자도 그리스도인 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우리는 양심에 꺼리는 행동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더욱 님은 그리스도인은 아니십니다. 우리는 원죄를 가지고 태어났고, 원죄로 인하여 죄를 짓고 살고 있으며, 그것을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신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기본교리이기 때문입니다.
히틀러의 죄는 크다고요? 우리의 죄는 사소한 것이라고요? 당하는 입장에서는 다를지 몰라도 죄를 짓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양심과 이성, 그리고 현명함의 결여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 개인이 가진 권력의 크기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히틀러나 부시의 전쟁놀음이라는 죄나 우리가 짓는 일상적인 사소한 죄나 본질적으로 죄라는 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없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들, 간혹은 정기적으로 나가지는 않는 사람들도 포함하여,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도 악행을 저지르며,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말씀입니다. 히틀러도 교회(성당)에 나간 적이 있거나, 혹은 스스로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한 적이 있다면 그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그도 그리스도교에 속한 자라고 통념적으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비록 “진정한”이라는 수식어는 떼고라도 말씀이지요. 히틀러가 그리스도인이라니 저도 끔찍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부시도 열심한 그리스도인인데 뭐, 별로 놀랄 일도 아님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낱말은 “기독교인” 대신에 제가 속한 천주교를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썼습니다. 천주교인도 틀림없이 예수를 믿으니 기독교인이 맞는데, 어째 기독교인하면 개신교인만 특정하는 것 같아서...
괴수@찌질넷
한RSS를 이용해서 보다 편리하게 알밥로그를 구독하세요.
TRACKBACK :: http://albablog.kr/trackback/830
-
Subject: [기독교윤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나치 히틀러에 저항했던 두 신학자_본회퍼와 오랜돌프
Tracked from 진리의 길 삭제비겁했던 독일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인류 역사에 있어서 최악의 인물로 기억되는 히틀러. 그는 생명줄도 질겨서 무려 17번의 암살 시도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의 질긴 생명력보다 더 충격적인 점은, 당시 연설의 귀재였던 히틀러의 '언변'에 속아넘어간 수많은 독일 국민들처럼, 독일 기독교계도 히틀러를 암묵적으로 지지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아리안 족의 고유한 혈통을 성경을 억지로 쥐어 짜내어 '신학화'했다. 폴 알사우스(19..
2009/02/16 18:09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