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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 같은 그리움 - 문태준

문학 2007/11/09 14:41 by 알밥

뻘 같은 그리움 - 문태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다 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 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그리움을 가져 본 적이 있는가.  물어 무엇 하리. 

그리움에 사로잡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고, 거기서 헤어나지 못 할 때는 자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했을 것인데.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오랜 체증을 가진 사람처럼, 그러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묻어만 두어야 하는 그리움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글이 있어 옮겨보았다.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내고 있다는 말


조개가 몸속에 들어온 뻘흙을 천천히 야금야금 토해내는 속도를 생각해보라.

뻘흙 같은 이물질이 몸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묵직한 마음을 천천히 토해내려면 오래 걸리는 시간과 그 시간동안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에 대한 애틋함이 떠오른다.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 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풀을 돌로 눌러놓았는데 그 풀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 올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기
바란다.

간절한 그리움을 어쩔 수가 없어 돌로 누르듯 눌러놓았는데 그 무게를 뚫고 그리움이 자꾸 가슴을 밀어 올리고 있다.

보고 싶다거나 그 사람이 있는 곳에 가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정작 몸은 갈 수 없을 때 마음은 자꾸 그쪽으로만 뻗어가서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에 호흡이 자유롭지 못 하게도 되는 그런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것을 긴 문장으로 내 가슴이 타들어가고 어쩌고 했으면 3류 신파가 되었을 것이지만 풀을 돌로 눌러놓았는데 그 풀이 돌을 밀어 올린다는 표현만으로 그런 심정을 눈에 보이듯 드러내고 있다. (마음이라는 단어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는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데 주의를 기울여서 보자.)

돌을 밀어 올리면서 그 풀이 물컹하게 자라고 있다.........

가슴이 물컹하도록 그립다는 얘기.

이 시를 보면 말로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주요 문학상을 휩쓴 사람다운 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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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눈팅삼매님께서 2007년 9월 17일에 본인의 블로그에 발표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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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ani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핏 '문희준'으로 보고 클릭질이 두려웠었다눈...ㅠ.ㅠ

    2007/11/09 15:53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문희준으로 보고 클릭했다는...
    문희준이 그리운가 하는 생각이 얼핏..

    2007/12/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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