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대선정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바로 이것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명박은 BBK로 인해 주저 앉는가? "
어떤 문제로도 전혀 흔들림없이 막강한 지지율을 자랑하던 이명박, 그의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대선판은 아무 재미도 흥미도 없이 그저 흘러갈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판국을 재미로 보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재미라도 없으면 이 험한 세상을 우째 살라는 말인가.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호모 루덴스(유희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수구와 꼴통과 협잡꾼들의 싸움을 보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었다고나 할까...
오늘자 KBS 9시뉴스에는 "李 37.3% 昌 20.5% 鄭 16.4% "라는 뉴스가 나왔다. 이거, 어차피 요즘 여론조사는 일반전화로 해야 되네, 휴대전화로 해야 되네, 응답비율이 너무 작아서 구라네 아니네, 조사 대상들이 거짓말을 하네 안하네, 뭐 이런 저런 논란으로 신뢰할 도리가 없지만, 그래도 아무런 객관적인 지표가 없는 상황에서 여론조사의 수치라는 것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실질적으로 이명박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바로 BBK의 김경준의 귀국 덕분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보는 기발한 짤방 하나..
김병준이 귀국하면서 보여준 묘하게 자신감 넘치는 그 비웃음, 이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본 유권자들의 마음에는 뭔가 느껴지는게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다가, 이름조차도 야리꾸리한 에리카 김의 콤보 블로가 작렬하면서 대선정국에는 알게 모르게 지각변동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무려 10KG의 서류 뭉치를 선물로 보냈다는데..
이회창이나 정동영 진영에서야 그 10키로짜리 소포 뭉치가 C4 덩어리라도 되어서 이명박을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렸으면 좋겠다고 기원을 하겠지만 그리 쉽지도 않아 보인다.
어찌되었거나 이명박은 상당히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 더 올라갈데가 없이, 그 역경을 헤쳐 오면서도 전혀 꼼짝하지 않던 이명박의 지지율이 최초로 유의미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명박은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거나 말거나,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거나 말거나, 우리 사회의 미래에는 큰 변화가 없다. 심지어 정동영이 되어도 어차피 퇴행이 벌어질 판이다.
그렇다면 이 와중에 최소한도로 의미있는 한가지는 건져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김용철에 이어 이용철이 고발을 했다. 용철이라는 이름에 마가 끼었는지 몰라도, 삼성은 두 용철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김용철 변호사가 지적했던 삼성의 뇌물 관행이 이용철 변호사에 의해 실물 증거로 드러났다.
삼성을 상대로 실질적인 공격을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정치권에서는 내심 당황했을 것이다.
말로는 모든 정치권이 특검을 원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대선 축하금을 걸고 특검을 방해하고..
여권에서는, BBK를 걸고 특검을 방해한다.
청와대는, 공수처법을 걸고 특검을 방해하고..
검찰은 이미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울산 지검장인가를 임명까지 해 버렸다.
어차피 서로들 모두가 다 특검따위는 하기 싫어.. 라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두 용철씨가 던진 표창은 삼성의 가슴에 나름대로 생채기를 낼 것이다. 그 표창을 표창이 아니라 도끼로 바꿔줄 사람들은 바로 우리들이다.
이래저래 볼 것도 많고 느낄 것도 많고 잔소리 할 것도 많겠지만, 삼성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잡아 놓으면 이 사회는 한결 숨쉬기 편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도 참을 만하고,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어도 참을만 하다.
하지만 돈이 대통령이 되는 나라에서 살기는 좀더 힘들지 않겠냐는 말이다.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수구보수의 집권이 아니라 돈의 독재다.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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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읽으니 5년 전의 정몽준, 노무현의 전화 여론조사 단일화가 또 생각나네요.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문국현 ... 심지어 박근혜 조차도 정몽준이 대통령 되는 것보다는 천배 더 참을만 합니다. 정몽준의 선거전날 뻘짓만 아니었다면 다음 대통령은 정몽준일 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정몽준은 보유 상장 주식 시가로 이건희의 두배가 넘는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입니다.
2007/11/20 01:01